'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국민배우' 장동건의 개런티가 만천하에 밝혀졌다. 여기에 현빈 김하늘 신민아 한지민의 광고 모델료, 출연료도 낱낱이 공개됐다. 그간 별들의 몸값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극소수만 아는 대외비. 같은 소속사내에서도 서로 정확히 몸값을 공개하지 않는다. 인기의 척도가 곧 개런티고, 스타들의 자존심이 걸린 극도로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밝혀진 장동건 등의 개런티 현황은 상세히 살펴볼수록 충격적이고, 무수히 많은 뒷이야깃거리를 만들어냈다.
이같은 대외비가 오픈된 배경은 이들의 소속사인 에이엠이앤티가 최근 SM C&C와 합병을 했기 때문. 당시 제출한 주요사항 보고서 상 추정 손익계산서엔 이들의 출연료 등이 상세히 언급됐다. 물론 배우들의 실명이 거론되지 않았지만, 출연 상황, 영입 시기 등을 대조해보면 쉽게 보고서상 A가 장동건이라는 사실을 알아챌 수 있다.
▶장동건 올해 85억 번다, '신품' 출연료만 회당 1억원
장동건의 개런티를 살펴보면, '억' 소리가 절로 나온다. 12년만의 안방극장 복귀작인 '신사의 품격'(이하 신품)에서 그는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출연료(통상적인 출연료에 초상권 및 부가사업과 관련한 계약금 모두 포함)는 회당 1억원. 총 20부작이니 출연료만 20억원이다.
그러나 '신품'은 장동건에게 더 큰 선물을 했다. 드라마의 성공으로 올해 광고 예상수입은 전년 대비 137.4% 상승한 65억 30000만원으로 점쳐진다. 이로 인해 장동건의 올해 예상 총수입(광고, 영화, 드라마)은 85억 3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0억 5000만원과 비교해 볼때 110.6% 증가한 수치다. 결과적으로 장동건의 드라마 컴백은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영화 '마이 웨이'의 흥행 참패 등으로 주춤했을 그의 인기 및 수입이 급상승 곡선을 그리게 됐기 때문이다.
2013년 수입 예상도도 장밋빛이다. 장동건의 스케줄표에 언급되고 있는 영화 출연료는 편당 7억원(국내)이라고 보고서는 언급했다. 해외 영화는 무려 16억원에 달한다.
▶김하늘 신민아 한지민, 누구 출연료가 더 높을까
이 보고서가 눈길을 끄는 가장 큰 이유는 그간 '설'로만 떠돌던 톱스타들의 수익 현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는데 있다. 이에 따르면, 대략적으로 톱스타 여배우들은 회당 2000만원대에서 3000만원대를 받는 사실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남자 배우들은 이보다 높은 3000만원 대에서 개런티를 결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민아의 '아랑사또전' 출연료는 편당 2500만원이다. 김하늘 한지민 보다 높다. 특히 신민아는 개런티가 급상승한 게 눈에 띈다. 2010년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때는 1250만원을 받았는데, 불과 2년 사이에 정확히 2배가 됐다. 이 기간 동안 신민아는 눈에 띄는 활동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런티가 오른 이유는 효과적인 이미지 관리 덕으로 풀이된다. 큰 스캔들이 없었고, 30대 초반 여배우로서 확실한 선두군을 지키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한편 김하늘의 경우는 2300만원. 한지민은 1961만원이다. 그러나 역시 '신품'의 성공으로 김하늘의 몸값도 확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 보고서는 김하늘의 내년 예상 출연료를 3500만원으로 봤다.
그리고 '시크릿가든'에서 현빈은 회당 3037만원을 받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현빈이 올해 새로 계약을 한 작품이 없는데도 '시크릿가든' 관련 부가판권 수입만으로 2억원을 벌어들였다는 점. 워낙 초대박이 터진 작품이기에 두고두고 지갑을 채워주는 것이다.
▶결혼 덕에 장동건은 몸값 상승 중 vs 현빈은 '시크릿 가든' 이후에도 모델료 제자리
장동건의 수입구조는 여러모로 흥미롭다. 세간의 시선을 보기 좋게 뒤집기 때문이다. 2010년 결혼 당시 연예가에선 고소영의 광고 모델 주가는 올라가고, 장동건은 반대일 것이라 내다봤다. 그런데 실상은 달랐다. 오히려 장동건의 모델료는 2010년 결혼 이후 지속적으로 올랐다. 2010년 7억원, 2011년 7억 8500만원, 2012년 7억 9400만원을 기록했다. 호감 높은 배우에 완벽한 가장의 이미지까지 더해지면서 보다 더 다양한 브랜드에서 러브콜을 보냈기 때문이다.
현빈의 광고료 추이도 흥미롭다. 광고 평균 단가는 2010년 4억 1900만원, 2011년 4억 800만원이다. 에이엠이엔티의 문보영 씨는 "현빈 씨의 경우 6개월 단위로 모델 계약을 해 상대적으로 다른 배우에 비해 액수가 작아 보일 수 있다"며 "보고서 상으로는 '시크릿 가든' 이후 모델료가 떨어진 것으로 나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왜 우리가 넘겨준 자료와 다르게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대신 모델로 출연한 CF는 늘었는데 2010년 현빈의 광고 편수는 1.3편이었지만 2011년 8편 이었다.
한편 신민아는 CF퀸으로서 파워를 입증했다. 매년 광고로 약 35억원을 벌어들였다. 출연료도 상승 중으로 2010년 4억 5400만원, 2011년 4억 8900만원이며, 올해는 5억 9000만원으로 올랐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