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한 홍명보호가 금의환향했다.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18인의 태극전사는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공항을 가득 메운 팬들의 뜨거운 환대를 받았다. 이로써 홍명보호는 공항 밀레니엄홀에서 열린 해단식 겸 환송회를 갖고 3년간의 긴 여정을 마쳤다. 아름다운 마무리였다. 올림픽대표팀은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2대0으로 승리를 거두고 한국 축구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했다.
홍명보호의 캡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은 "선수들이 런던에 가기전에 메달을 따겠다고 약속했는데 그 약속을 지켜 자부심을 느낀다. 경기장에서 태극기를 들고 응원해준 팬들과 밤잠을 설치며 응원해준 국민들이 있어서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메달을 딸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구자철을 비롯한 기성용(셀틱), 박주영(아스널)은 2012년의 감동이 K-리그에서 계속 이어지기를 희망했다. 박주영은 "많은 분들이 환대해주셔서 감사하다. 한 달동안 대표팀에 주셨던 사랑을 한국 축구와 K-리그로 많이 돌려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고 기성용은 "많은 국민들이 응원해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다. 이 열기가 앞으로 한국 축구 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으면 좋겠다. K-리그로 팬들의 응원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상 첫 역사를 써낸 만큼 선수들은 할 말이 많았다. 동메달을 따낸 직후 라커룸에서 있었던 금쪽같은 시간들도 살짝 공개했다. 구자철은 "내가 인터뷰를 마치고 라커룸에 갔는데 감독님 헹가래라 물세리머니가 다 끝나고 이미 옷을 갈아입으셨더라. 더 기억을 남기고 싶어 물을 준비했는데 감독님이 라커룸 밖으로 뛰쳐 나가시더니 다시 안들어오셨다"면서 "동료들과 추억을 많이 남기고 싶어 사진을 많이 찍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박주영은 브라질전에서 0-3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서 "포기하지마"를 외쳤던 이유를 밝혔다. "교체 투입되는데 감독님이 '포기하지마'라고 말하시더라. 다음 경기도 있어서 선수들이 뭉치는 계기가 필요했다. 나는 맏형으로서 '포기하지마'라고 외쳤다."
'와일드카드'로 나섰다가 영국과의 8강전에서 팔골절 부상을 입었던 김창수(부산)은 안타까운 심정이 컸지만 뿌듯한 마음이 더 컸나보다. 김창수는 "감독님과 코칭스태프와 함께 한게 영광이었다. 부상으로 벤치에서 보는 내내 가슴 졸였지만 동료들이 잘해줘서 고마웠다"고 덧붙였다.
홍명보호는 12일 3년간의 여정을 끝내고 해산했다. 하지만 그들이 런던에서 써 내려간 스토리는 한국 축구사의 영광스런 순간으로 영원히 기억될 것 같다.
인천공항=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