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카타르라 하기에 스페인은 너무 강하다. 그럼에도 최강희호는 모의고사 상대로 스페인을 잡았다. 수준 차이가 크지만 두 팀 사이에는 묘하게 닮은 구석이 있다.
탈아시아급 선수들이다. 카타르에는 브라질과 우루과이, 세네갈, 수단, 가나 등에서 귀화한 선수 6명이 있다. 이 가운데 우루과이 출신 세바스티안 소리아(카타르SC)와 브라질 출신 파비우 세자르(알 라얀)는 특별하다. 소리아는 68경기에 나서 26골을 넣었다. 세자르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 팀 전체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최강희 감독의 개인적인 아픔과 겹친다. 최 감독은 탈아시아급의 공격수들에게 처절하게 당했던 기억이 있다. 전북을 이끌던 지난해 11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카타르 알 사드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었다. 알 사드는 유럽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마마두 니앙(세네갈)과 압둘 카데르 케이타(코트디부아르)를 최전방에 세웠다. 나머지 선수들은 밀집수비 일변도였다. 전북의 수비수들은 골결정력이 탁월한 탈아시아급 공격수들에게 고전했다. 최 감독은 안방에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내주었다.
카타르 A대표팀도 알 사드와 같은 전술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높다.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홍명보호와의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에 나선 카타르 올림픽대표팀도 선수비 후역습으로 나섰다. 파울루 아우투오리 카타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A대표팀 사령탑을 겸직하고 있다. 카타르가 탈아시아급 공격수들을 앞세워 선제골을 넣고 뒷문을 잠그면 최강희호는 고전할 수 밖에 없다.
초호화군단 스페인은 좋은 예방약이다. 특히 공격을 이끄는 선수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페르난도 요렌테(빌바오), 다비드 실바(맨시티),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세스크 파브레가스, 사비 에르난데스(이상 바르셀로나) 등 초특급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최강희호와 맞붙을 5월30일에는 부상중인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가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슬럼프에 빠져있던 페르난도 토레스(첼시)도 최근 컨디션을 회복, 승선 가능성이 점쳐진다. 곽태휘(울산) 이정수(알 사드) 홍정호(제주) 등 수비선수들로서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붙는 것만으로도 카타르의 탈아시아급 선수들에 대한 면역을 기를 수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