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100% 만족을 못하겠네.'
어떻게 짜맞춰도 아쉬움이 남는다. 매우 어려운 퍼즐을 풀어내야 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2012 시즌 롯데 타순에 대한 얘기다.
롯데 타선은 이대호라는 타선의 기둥을 일본으로 떠나보내며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2012 시즌 첫 훈련을 시작하며 타순에 대한 본격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00% 만족할만한 해답이 나오지 않아 양 감독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일단 가장 유력한 안은 이대호의 빈자리를 홍성흔이 메우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톱타자 자리를 전준우에게 내줬던 김주찬이 다시 1번을 친다. 장타력이 있는 전준우가 중심타선에 배치된다. 그러면 1번 김주찬에 손아섭, 홍성흔, 전준우, 강민호 순으로 3-4-5-6번 타순을 만들 수 있다. 2번에는 확실한 기선제압이 필요한 경기에는 황재균을, 작전수행능력이 필요한 경기에는 조성환, 문규현을 기용하면 된다.
딱 보기에는 현재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타순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전준우의 빠른 발을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양 감독은 "이대호, 홍성흔, 강민호 세 명의 느린 선수를 아예 쭉 배치하면 됐기 때문에 작년이 마음은 편했다. 하지만 이대호가 빠진 상황에서 최대한 기동력을 발휘하는 야구를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준우, 아섭이가가 성흔이 앞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김주찬, 손아섭, 전준우 등 도루가 가능한 발빠른 선수들이 찬스를 만들고 그 뒤에서 홍성흔이 타점을 만들어내야 이상적인 타순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김주찬-손아섭-전준우-홍성흔-강민호 순으로 타순을 짤 수도 있다. 이러면 강민호가 문제다. 양 감독은 포수 강민호에게 타격 부담을 최대한 줄여주고 싶어한다. 4, 5번 보다는 부담 없이 장타력을 과시할 수 있는 6번에 놓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이다. 여기에 이렇게 타순을 짜면 타선의 무게감이 너무 앞으로만 쏠린다는 단점도 있다.
그렇다면 마지막 대안이 있다. 2번 자리에 다른 선수가 들어가고 3-4-5번을 손아섭, 전준우, 홍성흔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전준우가 4번을 친다. 양 감독이 "4번 후보는 성흔이와 준우"라고 줄기차게 얘기해왔던 것도 결국 이 안을 두고 고민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100%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 양 감독은 홍성흔의 경험이 4번이라는 자리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믿고 있다. 또 팀 최고참 야수로서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도 감독의 중요한 역할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