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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낙하산 오명 이제는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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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 구본능 총재가 13일 제20대 프로야구 수장에 올랐다. 신임 사무총장에는 양해영 사무차장이 선임됐다.

의미가 큰 인사다. 반가운 의미다. 결론적으로, KBO조직이 이제 제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듯 하다.

사실 그동안 KBO는 낙하산 인사의 온상이었다. 많은 총재와 총장이 정치권을 통해 날아왔다. 국내 최고 인기스포츠의 수뇌부 자리는 그만큼 매력적이었다.

바로 전 총재였던 유영구 전 총재 인선 때도 그랬다. 정치권 낙하산 외압설이 끊이질 않았다. 유 전 총재가 취임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래서 이번 인사가 반갑다. 구 총재는 2대 연속 이른바 '민선 총재'다. 고 박용오 총재에 이어 3번째다. 이제 적어도 프로야구판에서 낙하산 인사는 찾아볼 수 없을 듯 하다. 반드시 그래야 된다.

총장도 마찬가지다. 신임 양 총장은 내부 인사다. 역시 이상일 전 총장에 이어 2대 연속 내부 승진 케이스다. 91년 안희현 총장에 이어 3번째다. 총장도 그동안 총재를 따라 내려오는 경우가 많았다.

정치권 인사의 힘이 필요할 때가 있었다. 예전에는 구단 창단과 인수, 운동장 건설 등 굵직한 사안에서 정치권의 도움도 많이 필요했었다. 그 시기에는 낙하산 총재가 힘이 될수도 있었다.

물론 지금도 정치의 힘이 필요한 사안이 있다. 하지만 예전처럼 낙하산 인사가 풀어갈 문제는 아니다. 야구인들이 인정한, 추대받는 인물이 이끌어야 할 시대다. 프로야구는 그만한 자생력을 충분히 갖췄다.

실무 총괄 책임자인 총장은 더욱 그렇다. KBO와 프로야구에 대한 최고 전문가는 KBO 직원들이다. 행정 공백의 최소화, 사업의 연속성 등을 위해서 당연히 전문가가 이어받아야 한다. 총재의 선심성 인사는 안된다는 것이다. 프로야구는 이제 680만, 아니 700만 관중을 고객으로 모셔야할 '거대 기업'이다.

이번 KBO 인사는 그래서 깔끔하고 좋다. 물론 구 총재의 추대는 예정된 수순이었다. 그래도 예전처럼 루머도 없고, 복잡하지 않아서 좋다. '낙하산'이란 말이 아예 자취를 감춘 건 처음인 듯 싶다.

'인사'가 '만사'다. 신보순 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