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이 KBS2 드라마 '스파이 명월' 종영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섰다.
한예슬은 19일 오전 서울 압구정 CGV에서 열린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 제작보고회를 통해 한달여 만에 팬들 앞에 섰다. "제작보고회에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첫 인사를 건넨 한예슬은 단발 웨이브 헤어스타일과 여성스러운 옷차림 때문인지 한층 건강하고 밝아진 모습이었다. MC 김태진의 사회로 진행된 OX퀴즈 시간에도 질문들에 솔직하게 답하며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파트너 송중기에 대해 "붙임성이 좋고 싹싹해서 가끔 엉덩이도 두들겨 주는 등 친하게 지냈다. 송중기를 알면 알게 될수록 주옥같은 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선배로서 불리게 된 이 자리가 너무 뿌듯하다"고 칭찬하는 등 시종일관 유쾌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지난 8월 '스파이 명월' 촬영 거부로 물의를 빚은 후 언론과의 첫 공식 대면이라 조금은 조심스러울 수 있는 자리였지만 사건의 여파로 인한 그늘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본격적인 제작보고회에 앞서 공개된 영화의 메이킹 영상에는 한예슬이 거침 없이 와이어 촬영을 소화하고 소품으로 쓰인 삽겹살 구이를 동료 스태프에게 먹여주는 등 다정한 모습도 담겨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한예슬은 "이 영화에서 맡은 구홍실 캐릭터는 종교나 연애에는 관심도 없고 오로지 돈을 모으는 데만 혈안이 된 짠순이"라고 캐릭터를 소개하며 "영화를 겨울에 촬영한 데다 주로 장소가 옥탑이다 보니 바람이 많이 불어서 추위 때문에 조금 힘들었다"고 에피소드를 전했다. 또한 영화 속에서 생계형 캐릭터를 맡게 된 데 대해 "연예인 생활을 하기 전에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살았다. 화려한 이미지는 직업상 포장돼서 대중들에게 비춰질 뿐이지,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는 나도 평범한 사람이라 이 캐릭터에 공감이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인사를 전하며 MC 김태진은 '스파이 명월' 사태를 의식해 "호사다마, 전화위복이라고도 했는데 이 영화에 대한 각오가 남다를 것 같다"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한예슬은 "작품을 하면서 대박이 나거나 흥행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이번 작품의 캐릭터에도 나를 투영시키려고 노력했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세상을 다시 한번 바라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한예슬은 지난 8월 '스파이 명월' 촬영 거부 후 돌연 미국으로 출국해 드라마가 결방되는 등 물의를 빚었다. 이후 사흘만에 제작진에게 사과하며 촬영장에 복귀해 갈등은 봉합됐지만, 시청자들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9월 초 드라마 종영 후엔 미국으로 출국해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으며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 개봉을 앞두고 최근에 귀국해 홍보활동에 나섰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