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부담스럽다.
가을잔치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 있는 KIA의 속내다. KIA는 25일 0대6 완패로 롯데전 7연패에 빠졌다. 상대전적 6승12패. 7개팀 중 가장 재미를 못본 팀이 롯데다. 부상 여파 속 최악의 전력난 속에 치른 최근 6경기를 치뤘음을 감안하더라도 영 찜찜한 수치다.
물론 정규 시즌과 포스트시즌의 대결은 전혀 다르다. 전략도, 분위기도 딴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IA는 시즌 초와 달리 이제 롯데가 껄끄러운 가을 상대가 됐다. 가급적 만나고 싶지 않은 팀이지만 대결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롯데전이 꽤 부담스러워진 데는 안팎의 이유가 있다.
▶내부적 이유
포스트시즌은 3선발 싸움이다. 선발이 강한 KIA는 단기전에 유리하다. 하지만 이는 일반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롯데전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아니 달라졌다. 원-투 펀치인 윤석민과 로페즈가 큰 재미를 못봤다. 윤석민은 올시즌 롯데와 딱 1경기에 출전했다. 5⅔이닝 동안 피홈런 2개 포함, 10안타 5볼넷으로 4실점했다. 이후 윤석민은 롯데전에 등판하지 않았다. '올시즌 롯데와의 1경기 부진이 지난해 사구 후유증 탓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로페즈도 롯데전만큼은 필승조가 아니었다. 5경기에서 2승2패, 방어율은 4.65다. 트레비스(1승1패, 4.91), 양현종(2승1패, 8.84)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롯데를 확실하게 제압할 수 있는 선발투수가 없다는 사실. KIA로선 부담이다.
▶외부적 이유
반대로 롯데 선발진은 KIA에 강하다. 이른바 토종 '준 트리오'가 KIA전에 약진했다. 'KIA 킬러' 고원준은 4승무패, 방어율 1.66이다. 장원준 역시 3승무패, 방어율 1.37로 천적으로 군림했다. 송승준의 KIA전 성적(2승2패, 7.27)은 좋지 않지만 최근 2경기에서는 강했다.
KIA로선 부담스러운 현실이다. 롯데는 고원준과 장원준의 등판순서를 조정해가며 KIA전에 맞췄다. 한마디로 '약점'이 잡힌 셈이다.
가을잔치에서 롯데와 만날 경우 고원준-장원준의 원-투 펀치를 넘어서야 한다.
단기전 승부는 변수가 많지만 KIA 입장에서 롯데는 부담스러운 상대임은 틀림 없는 사실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