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류중일 감독과 SK 김성근 감독이 나란히 80승을 '우승 가능 승수'로 지목했다.
1위 삼성과 3위 SK의 16일 인천 경기가 비로 취소됐다. 두 팀간 거리는 4.5게임차. 양 감독은 이날 경기 취소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나란히 80승의 의미를 설명했다.
삼성은 36경기, SK는 4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 30승11패면 우승할 수 있다"고 했다. 정말 그렇게 될 경우 SK는 82승51패란 최종 성적을 얻게 된다. 한편으론 김 감독은 "80승 이상이면 우승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80승을 위해선 28승13패가 필요하다.
물론 30승11패가 절대 쉬운 목표가 아니라는 걸 설명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시즌 전에는 투수들 목표 승수를 다 더해보니 100승이 넘게 나왔다"며 웃었다. 예상 목표와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는 얘기였다. 김 감독은 "우리 선발투수만 해도 (고정) 4명 가운데 확실히 승리를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과연 몇이나 되는가"라고 말했다. 분명 눈에 보이는 목표는 확실하지만 그걸 의식하기 보다는 매일의 경기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였다.
잠시후 원정팀 감독실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도 "80승이면 우승 안정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잔여 36경기에서 22승14패를 하면 된다. 결국 80승을 기준으로 할 경우, 삼성은 잔여 스케줄 동안 6할1푼1리의 승률을 올리면 되고 SK는 7할3푼2리의 승률을 기록해야 한다. 현재 삼성이 4.5게임차 앞서있기 때문에, 당연히 삼성이 한결 편안한 목표치를 갖고 있는 셈이다. 공교롭게도 16일 현재 삼성의 시즌 승률이 6할1푼1리다. SK는 5할6푼5리의 승률을 기록중이다.
분명 현 시점에서 SK의 역전 우승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한편으론 삼성의 1위 행진을 저지할 수 있는 마지막 '대항마'가 바로 SK라는 얘기도 나온다.
2위 KIA는 삼성과의 맞대결이 2게임밖에 남지 않았다. 삼성과의 승차를 자력으로 줄일 수 없다는 걸 의미한다. 오히려 삼성과 6게임이 남은 SK가 KIA에 비해 찬스를 갖고 있다는 해석이다. 물론 이런 점을 잘 알고 있는 삼성은 SK와의 잔여 맞대결에선 승률 5할만 유지해도 된다는 입장이다.
SK는 저력 있는 팀이다. 전반기 막판에 삼성이 SK와의 3연전에서 1승2패로 밀린 적이 있는데, 당시 3연전 직전만 해도 잘 나가던 삼성이 스윕(3연전 전승)이라도 할 분위기였다. 야구란 끝날 때까지 알 수 없는 종목이다. 향후 41경기의 스토리를 이미 머리 속으로 모두 계산했을 김성근 감독이 앞으로 어떤 패를 보여줄 지 주목된다.
인천=김남형 기자 sta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