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피곤하다. 그러나 한일전이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기성용(22·셀틱)은 많이 피곤해보였다. 그러나 한일전에 대한 의지만큼은 분명해보였다. 기성용은 7일(한국시각) 애버딘과의 경기에 풀타임 출전하며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한일전을 위해 귀국한 기성용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를 펼치고 바로 귀국해서 시차나 체력적으로 부담스럽다. 그러나 대표팀을 위해 뛰는 것은 영광이다. 특히 한일전인만큼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기성용에게 한일전은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다.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 일본과의 4강전에서 '원숭이 세리머니'를 펼치며 많은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특별한 세리머니가 있냐는 질문에 "일단 골이 들어가야한다"고 웃은 뒤, "항상 받쳐주는 역할을 해온만큼 이번에도 팀에 보탬이 되는 플레이부터 생각하겠다"며 골보다는 팀플레이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일본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상황마다 다르다.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에서는 이란과의 8강전에서 연장까지 치러 체력적인 열세가 있었다. 우리가 전력상 뒤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남아공월드컵 전에 열린 평가전에서는 우리가 완승한 경험이 있다. 이번 경기도 누가 더 장점을 보여줄 수 있는지가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성용은 애버딘전에서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받았다. 대표팀에서 부동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기성용에게 포지션 변화에 대해 물었더니 "감독이 원하는 역할대로 할 것이다. 컨디션은 좋다. 대표팀에서는 수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정신적으로 강한 무장이 돼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기성용은 동료 이청용의 부상에 대해서도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기성용은 "많이 안타까웠다. 얘기를 나눠보니 정신적으로 힘들어하지는 않더라. 마음 편히 쉬다보면 빨리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함께 귀국한 차두리(셀틱)는 인터뷰없이 가족과 함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인천공항=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