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우 기자의 제철 미식기행=청송 닭불고기>

    기사입력 2017-10-30 15:38:42

    청송 닭불고기
    30일 서울의 아침기온이 영상 2도, 늦가을 아침 날씨 치고는 꽤 쌀쌀하다. 그래도 낮에는 햇살도 따스하고 쾌적하다.

    가을이 훌쩍 떠날 것만 같아 아쉽기만 하는 즈음 빼놓을 수없는 서정적 여행테마가 있다. 물안개다.

    늦가을 아침 고즈넉한 수면 위로 춤추듯 피어오르는 하얀 물안개는 가히 몽환적이다. 하늘에 여명이 깃들고 물가에 환한 빛이 내려앉을 즈음, 새벽 물안개의 군무는 물굽이 따라 소리 없이 펼쳐진다.

    일교차가 큰 요즘, 전국 크고 작은 호수에서는 물안개의 장관을 만날 수 있다. 물론 운이 좋아야 한다. 일교차가 큰 데다 바람 한 점 없이 맑기 까지 해야 한다.

    늦가을 국내 최고의 물안개 감상지가 있다. 경북 청송에 있는 주산지(注山池)다. 물속에 잠긴 왕버들로 유명한 주산지는 국내 물안개 감상의 대명사격이다. 가을이 내려앉은 주산지는 11월 알록달록 오색단풍이 녹아내려 형형색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황홀경을 담아낸다. 특히 이른 아침 물안개라도 피어오르는 날이면 신비감은 절정에 이른다.

    늦가을 경북 청송을 찾는 발걸음은 멋진 물안개를 감상하고 맛난 별미를 대할 수 있어 더 기대가 된다. 별난 닭요리 때문이다.

    청송의 닭요리는 여느 지방의 것과는 좀 다르다. 석쇠에 구운 닭불고기며 알싸한 약수를 넣어 끓인 닭백숙이 또 다른 풍미를 지녔다.

    청송의 닭불고기는 닭갈비 요리와도 차이가 있다. 씹는 식감도 다르고, 맛 또한 부드럽다. 미리 매콤 달콤한 양념에 재워 나오는 닭불고기는 그 양념이 속살까지 배어있어 육질이 퍽퍽하지가 않다. 특히 석쇠에 바싹 구워 먹는 불 맛이 일품이다. 둥글넓적하고 엷게 펴서 굽는 과정이 너비아니와 비슷하다. 국물이 자작한 불고기와 너비아니 맛이 다르듯, 청송 닭불고기와 닭갈비에도 비슷한 차이가 있다.

    청송 닭요리에서 빼놓을 수없는 별미가 닭백숙이다. 이 또한 특색이 있는데, 달기약수와 여러 한약재를 넣고 푹 삶아낸다. 청송의 달기약수는 철분이 많아 알싸한 맛이 특징이다. 예로부터 위장병, 부인병 등 성인병에도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물이다.

    달기약수로 끓인 닭백숙은 육질이 쫄깃하다. 닭가슴살 조차도 퍽퍽함이 덜한 식감이다. 특히 철분 함량이 많은 탄산수가 닭의 잡내를 잠재워줘 고기 맛이 더 좋다. 약수로 끓인 닭백숙은 푸르스름한 기운을 띠는 것도 특징이다. 거기에 몸에 좋다는 인삼, 황기 등 한약재에 구수한 녹두도 더하니 몸을 따뜻하게 하고, 원기를 보충해주는 보양식으로도 그만이다.

    한편 청송 주산지는 계절과 시간에 따라 각기 다른 풍광을 선보이는 변화무쌍한 공간이다. 봄이면 연초록의 왕버들이 물그림자를 그려내고, 여름에는 짙은 녹음이 청징한 느낌을 더한다. 또 가을이면 다양한 수종의 화려한 단풍이 화사한 산 그림자를 투영하고, 겨울에는 부드러운 듯 소담스런 눈꽃이 순백의 설경을 그려낸다.

    그중 백미는 지금부터 11월 중순까지 담아내는 가을 절경이다. 왕버들을 감싸며 살포시 피어오른 물안개가 신비감을 더한다. 주산지 물안개 감상의 최적 포인트는 300년 수령의 수중 왕버들이 서 있는 곳으로, 산책로 왼편 끝자락이다. 이곳에서는 왕버들과 단풍이 곱게 물든 산자락을 한 앵글에 담을 수 있는가 하면 툭 트인 호반도 함께 넣을 수 있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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