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우 기자의 제철미식기행=금산 인삼>

    기사입력 2017-10-23 13:57:09

    인삼튀김과 인삼막걸리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霜降·23일) 즈음이니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한기가 느껴진다. 머지않아 겨울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몸으로 느끼는 요즘이다. 자연의 수목은 무성하던 제 잎을 단풍과 낙엽으로 떨어뜨리고, 물속의 고기는 통통하게 살을 찌워 추운 겨울을 대비하는 때다.

    10월 하순, 다가오는 겨울 대비 여행으로는 어디가 괜찮을까? 국내 인삼(人蔘)의 최대 집산지인 충남 금산을 꼽을 법하다. 금산 수삼시장과 약초시장에 들러 질 좋은 삼을 맛보고 장만하며 몸보신을 하는 것도 좋은 월동준비가 될 성싶다.

    특히 '금수강산(錦繡江山)'을 줄여 불렀다는 금산(錦山)은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여행명소가 즐비한데다 몸에 좋은 맛난 미식거리도 쏠쏠해서 이 가을 선뜻 권하고 싶은 여행지 중 하나다.

    금산은 국내 최대의 인삼 집산지답게 각종 약재 상가가 즐비하다. 따라서 한약재 내음 진동하는 읍내 인삼시장 거리를 걷다보면 일상에 지친 심신이 금세 가뿐해진 것만 같은 기분 좋은 여운도 맛볼 수 있다.

    우선 인삼의 고장 금산을 찾으면 인삼을 활용한 음식을 맛볼 수가 있다. 그중 질 좋은 수삼을 듬뿍 넣고 끓인 삼계탕은 금산의 대표 별미 격이다. 금산의 인삼 삼계탕은 수삼에 감초, 두충, 당귀, 황기, 구기자 등 닭과 궁합을 이루는 각종 한약재를 넣어 국물 맛이 더 풍미가 있다.

    특히 금산은 인삼의 본고장답게 웬만한 요리에는 수삼을 뿌리째 고명으로 얹어 내는 게 특징인데, 삼계탕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서 금산 읍내 곳곳에서 끓여내는 삼계탕을 맛보자면 이게 바로 삼계탕이로구나! 실감하게 된다.

    금산에서는 인삼 튀김도 명물이다. 이른바 주전부리 '거리음식'으로, 곳곳에서 인삼튀김 포장마차를 만날 수가 있다. 통통한 수삼에 튀김옷을 입혀서 바삭 고소하게 튀겨 내는 인삼튀김이 먹을 만하다. 인삼을 튀기게 되니 특유의 쌉쌀한 맛도 덜하다. 싱싱한 수삼 튀김 하나에 인삼막걸리 한 잔을 곁들이자면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는 듯해서 여행자들에게 인기다.

    금산 시내 중심에는 수삼센터가 있다. 국내 최대의 실내 수삼시장으로, 국내 수삼의 3분의 2가 거래되는 곳이다. 100여 개의 점포에서 수삼이 거래되는데, 장날(2, 7일) 전에는 도매가 이뤄져, 장 서기 전날 찾으면 더 저렴하다는 게 상인들의 귀띔이다. 특히 수삼 값이 떨어지는 시기는 생산량이 느는 10월이라 이맘때가 발품을 팔기에 좋을 시즌이다.

    수삼도 여러 종류로 나뉜다. 크기와 품질에 따라 왕왕대·왕대·특대·대·중·소, 그리고 믹서기로 갈아 먹기에 알맞다는 '믹서', 삼계탕용으로 쓰이는 '삼계' 등으로 구분된다. 그중 보기에 튼실하고 다리가 고르게 뻗은 것이 상품이다.

    흔히 재래시장에 가면 허름하지만 맛난 식당들 있기 마련이다. 금산 수삼센터 주변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곳은 백반집이 유명하다. 밥 때가 되면 수삼센터보다 더 붐비는 곳이 센터 옆에 자리한 수수한 백반집들이다. 대형 솥에서 펄펄 끓는 각종 국과 찌개 냄새가 정감을 더한다. 순대국밥과 열무냉면을 하는 식당, 잔치국수와 추어탕·백반을 내는 식당 등 새벽부터 저녁까지 식객을 맞는다. 계절마다 집집마다 백반 상차림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체로 청국장, 우거지된장국, 조기지짐, 게장· 감자조림, 각종 나물까지 10여 가지 반찬으로 소박한 밥상이 차려진다.

    금산은 금강이 흐르는 곳이다. 따라서 강에서 잡은 물고기로 내는 별미가 잘 발달해 있다. 어죽, 도리뱅뱅이, 매운탕, 쏘가리회 등 다양한 토속 미식거리가 가을 입맛을 부추긴다.

    금산은 수수한 만추의 정취를 느끼기에 썩 괜찮은 여행지를 갖췄다. 그중 신라고찰 보석사는 몸과 마음, 그리고 눈까지 편안하게 하는 호젓한 산사로, 일주문을 지나 아름드리 전나무 길이 장관이다. 부안 내소사, 평창 월정사에 비견할 만하다.

    또 금산에는 호젓한 걷기길도 품고 있다. 봄철 산벚꽃과 조팝꽃 향기로 유명한 산안리 보곡동산이 그곳이다. 일명 '자진뱅이'로 불리는 산골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싼 산자락 능선을 에두른 10km 오프로드길로, 이맘때 걸어도 운치가 있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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