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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령탑을 잃은 강원이 대어사냥에 성공하며 기사회생했다.
강원이 수원에 승리한 것은 올시즌 3경기 만에 처음이다. 이전에는 1무1패였다.
강원은 최근 성적 부진의 책임으로 지고 최윤겸 감독이 떠난 가운데 비상체제를 가동하는 중이다. 박효진 감독대행은 경기를 앞두고 "최근 여러 가지 상황이 겹쳐 팀 분위기가 안 좋았던 게 사실이지만 일일이 면담을 하는 등 선수들이 심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했다"고 밝혔다.
수원은 이날 발목 골절로 장기간 결장이 불가피한 조나탄을 대신해 신예 김건희를 내세웠다. 아무래도 공격의 예봉이 무뎌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너무 이른 시간에 수비에서의 방심으로 허를 찔렸다.
전반 2분 강원의 프리킥 공격 상황에서 문전 혼전이 벌어졌고 볼을 잡은 강원 안지호가 수원 수비수 사이를 뚫고 왼발로 마무리했다.
일격을 당한 수원은 공세의 강도를 계속 높여나갔지만 강원의 역습도 위협적이어서 이렇다 할 결과물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수원이 점차 조급해지는 사이 또다른 수원의 해결사 산토스가 진가를 보여줬다. PA 왼쪽 모서리 지점에서 염기훈의 패스를 받은 산토스를 패스를 하는 척 상대의 타이밍을 빼앗든 뒤 감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원점에서 다시 시작된 후반전. 강원은 전과 다르게 수비 집중력이 한층 강화된 모습이었고 수원은 하프게임을 연상케 할 정도로 맹공을 퍼부었지만 강원의 결사항전에 번번이 막혔다.
수원 집중력 부족에 또 울었다. 후반 13분 이종성이 빌드업 패스에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며 디에고에게 가로채기를 당했고, 디에고는 문전으로 쇄도한 뒤 대각선 슈팅을 깔끔하게 성공했다.
불운에 쉽게 물러날 수원이 아니다. 수원은 재반격에 성공했다. 28분 염기훈의 절묘한 침투패스를 노리고 수비 뒷공간으로 쇄도한 김민우가 노마크 찬스에서 오른발로 여유있게 마무리한 것.
하지만 수원의 불운 시리즈는 지독했다. 34분 PA에서 강원 이근호가 수원 곽광선과 볼다툼을 하던 중 곽광선에게 정강이를 걷어차이며 쓰러졌다. 주심은 VAR 판독을 선언했고 곽광선의 고의는 아니었지만 페널티 지역에서의 파울이었기에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5분 뒤 키커로 나선 황진성이 여유있게 성공시키며 짜릿한 승리를 확정지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