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우 기자의 제철미식기행=참게가리장>

    기사입력 2017-04-17 13:46:57

    참게가리장
    봄철 섬진강 일원은 두어 달 동안 화사한 꽃 잔치가 펼쳐진다. 3월의 매화와 산수유를 필두로 이것들이 꽃잎을 떨어뜨리기 시작하면 벚꽃이 망울을 터뜨려 대고, 다시 그 빈자리를 하얀 배꽃과 핑크빛 복사꽃이 피어오르니 환상의 봄꽃 시즌이 펼쳐지는 것이다.

    섬진강의 봄맞이는 꽃구경만이 아니다. 미각을 일깨워주는 별미거리도 쏠쏠하다. 특히 맑은 강에서 건져 올린 참게가 그중 일미다.

    대표적 참게 요리로는 참게장과 참게탕을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섬진강 하구 경남 하동에서는 참게탕을 별스럽게 끓인다. 참게가리장이 그것이다. 이름부터가 생소한 만큼 그 맛도 파격적이다.

    흔히들 '참게'로 탕을 끓였다 하면 얼큰 칼칼하게 끓인 '참게 매운탕'을 떠올리기 십상인데, 참게가리장은 걸쭉 구수하다. 참게를 이처럼 맛나게 끓여 먹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음식이다.

    참게가리장은 싱싱한 섬진강 참게에 들깨가루, 맵쌀, 콩가루 등의 곡물과 감자, 느타리버섯, 양파, 대파 등 다양한 재료를 함께 넣어 끓여낸다. 조리과정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우선 끓는 물에 잘 다듬어 토막을 낸 참게를 넣고, 게가 익어갈 즈음 들깨가루 등 곡물가루를 넣는다. 이후 야채를 넣은 다음 간을 맞추고 한소끔 끓여 상에 올린다.

    참게가리장은 추억의 별미거리다. 음식이 귀했던 시절 참게를 적게 넣더라도 양을 늘리기 위해 밀가루를 풀어 만들던 데서 비롯됐다. 이제는 몸에 좋은 찹쌀가루, 들깨, 콩가루 등을 예전보다는 더 듬뿍 넣고 구수하게 끓여 내니 그 맛과 조리법이 진화한 셈이다.

    참게 매운탕은 본래 얼큰-시원한 맛으로 먹는다. 걸쭉한 참게 가리장의 맛이 궁금하다.

    노르스름한 국물은 들깨를 듬뿍 넣었다고 해서 토란국처럼 마냥 고소하거나 심심하지는 않다. 곡물의 구수함에 참게 특유의 시원함, 그리고 매운 고추의 칼칼함과 방아향까지 더해져 자꾸만 숟가락을 들게 한다. 여기에 잘 익은 양파와 대파, 감자, 그리고 쫄깃한 느타리버섯 등 야채 본래의 맛이 함께 어우러지니 이만한 맛의 보양식이 또 없을 듯싶다. 살이 실하게 오른 참게를 건져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참게가리장이 얼큰 매콤하지 않다보니 자칫 비린내 걱정도 한다. 하지만 그건 기우다. 참게가리장을 끓일 때 넣는 매콤한 풋고추와 방아 향이 참게 비린내를 잡아준다.

    특히 하동사람들은 섬진강 기수지역에서 건져 올린 참게가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자랑한다. 예로부터 참게 본연의 맛이 강한 데다 비린내도 적어 명품 참게라는 것이다.

    재첩국
    이무렵 하동 섬진강 유역은 재첩 잡이도 본격 시작된다. 예로부터 하동은 재첩의 명산지였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으로 모래가 많은데다 조수 간만의 차가 커서 질 좋은 재첩이 많이 생산된다.

    어른 엄지손톱만 한 크기의 작은 민물조개인 재첩은 타우린과 단백질, 아연, 칼슘, 철분, 비타민 등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초록 부추를 썰어 둥둥 띄운 뜨끈 시원한 국물맛이 일품이다. 재첩을 삶아 골라낸 속살을 배, 오이, 당근 등 아삭한 야채와 초고추장을 넣고 버무려 먹는 '재첩회'도 섬진강의 봄이 듬뿍 담긴 별미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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