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이경규·유재석·강호동·김구라·신동엽…왜 '최고' 인가

    기사입력 2017-03-21 09:57:16

    [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예능국도 '사무실'이고, 촬영장 역시 하나의 '일터'다.

    이경규·유재석·강호동·신동엽·김구라는 방송가를 대표하는 최고의 MC들이며, '5대천왕'으로 불리는 인물들이지만, 방송사 PD들에겐 그저 함께 업무를 진행하는 '동료'이기도 하다. TV를 통해 보는 화려한 스타로서가 아닌, 일터에서 함께 숨을 쉬며 PD들이 느낀 '5대 천왕'은 어떤 사람들일까. 평균 나이 49.5세. 데뷔한 지 각각 20~30년을 훌쩍 넘긴 그들이 여전히 최고로 군림하는 이유와 에피소드, 숨은 일면을 들어봤다.

    ▶ 이경규 (KBS 2TV '나를 돌아봐' 윤고운 PD)

    초유의 '제작발표회 이탈 사건'으로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으며 이후엔 호평까지 얻어낸 화제의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 담당이었던 윤고운 PD는 이경규와 함께 '10년'을 늙었다. 그는 이경규를 어떻게 기억할까. 윤고운 PD는 이경규에 대해 "데뷔 38년차의 예능계 최고 대부"라고 단언한다. 이어 "하지만 PD가 겪은 그는 '옆집 소시민 아저씨'처럼 소박한 사람이다"라며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재능을 가진 분이지만, 동시에 시청자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심도, 뭔가 있어보이고 싶은 욕심도 없는,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을 줄 아는 '도인'과 같은 분"이라고 말했다.

    후배들을 '떨거지'라고 부르며 호통을 치는 이경규이지만, 카메라가 꺼진 상황에서는 낚시대를 드리우고 집에서 강아지들의 대소변을 닦아내는 '아저씨'인 셈. 평소 말이 많지 않고 '내성적'이라고 말하는 관계자도 적지 않다. 그가 가진 양면성이, 촬영장에서 짧지만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원동력일까.

    ▶ 유재석 (SBS '런닝맨' 정철민 PD)

    '런닝맨'으로만 8년, 그 이상의 시간동안 가장 가까운 곳에서 '유느님'을 지켜봐 온 정철민 PD는 "유재석의 장점을 따로 이야기 해야 할까"라고 반문한다. 그는 "기부와 나눔을 통해 드러난 '인간미'도 놀랍지만 무엇보다 PD로서는 그의 프로페셔널함에 매번 놀란다"고 말했다. 때로 어리숙하고 서투른 모습을 노출하는 유재석이지만, 늘 공부하고 연구하는 '열정파'라는 증언. 최신식 유머 코드와 각종 정보까지 두루 섭렵하고 있다. 게스트로 출연했던 걸그룹 멤버들의 이름을 모두 기억하며, 그들이 SNS나 타 방송에서 했던 말까지 기억한다는 사실은 유명한 일화.

    정철민 PD는"PD만큼이나 면밀하게 맡은 프로그램을 모니터하며, 분석한다. 심지어 타 방송국 프로그램까지 꼼꼼하게 챙겨보며 '감'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얻은 아이디어나 기획을 스스럼없이 PD에게 공유하며 제안한다"며 "현장에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다니고, 스태프와 멤버들까지 두루 챙기는 철두철미함을 보인다"고 전했다.

    ▶신동엽 (SBS '미운우리새끼' 곽승영 PD)

    SBS의 간판 프로그램이자 효자 예능. '미운우리새끼'의 곽승영 PD에게 신동엽은 '보배'와 같은 존재다. '미우새'에서 '19금' 코드 없이 재치와 순발력, 진행 능력의 정수를 선보이고 있는 신동엽이다. '일반인'에 가까운 스튜디오의 어머니들을 모시면서 그분들에게서 양질의 토크를 이끌어내는 능력. 또한 VCR 속 노총각들의 삶에서 단순 관찰이나 리액션이 아닌 '없던 재미'까지 짚어내는 노련함.

    곽승영 PD는 "신동엽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톱MC답게 특유의 따뜻함과 유머러스한 진행으로 어머니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있다"며 "덕분에 어머니들이 방송임을 의식하지 못하고 자연스러운 평소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것 같다. 또한 항상 재치있는 질문으로 어머니들은 물론 게스트들의 속마음 이야기를 끌어내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한다. 곽PD는 또한 "출연자들과 워낙 친분이 두텁기 때문에 시청자들에게 미처 화면에 다 담기지 못한 그들의 리얼한 모습까지 밉지 않게 전달해주고 있다"며 다재다능, 믿음직스러운 신동엽의 능력을 자랑했다.

    ▶김구라 (KBS 2TV '구라차차' 유정아 PD)

    '다작'의 김구라. 유정아 PD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통해 김구라와 연을 맺었다. 긴 호흡은 아니지만 강렬했던 기억. 유정아 PD는 김구라에 대해 "제작진 마인드가 강한 MC"라고 말한다. 이는 김구라가 오랜 기간 함께한 MBC '라디오스타'를 비롯, '복면가왕', '마이리틀텔레비전', SBS '본격연예한밤'의 제작진도 언급했던 바. 수동적인 단순 출연자가 아니라 '지분'을 가지고 한배를 탄 사람으로서 능동적인 책임감을 발휘한다는 평이다.

    유정아PD는 "일단 본인은 MC로서의 진행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주의로, 제작진의 기획의도나 연출을 믿고 존중해 주는 타입"이라며 "한 다소 까다로울 수 있는 게스트들도 다 포용해서 이끌어가는 MC로, 강자나 약자에 대한 구분없이 일관된 롤을 수행하는 강점이 있다. 강자 앞에서 몸을 낮추지 않는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유정아 PD는 또한 "묘하게 카리스마가 있어서 언성을 높이는 일 없이도 현장을 장악한다"며 "상식이 풍부한 면도 장점인데, 예컨데 제작진이 어떤 키워드를 들이밀어도 전부 소화해서 진행할 수 있는 타입"이라며 그의 장점을 열거했다.

    ▶강호동 (JTBC '아는형님' 최창수 PD)

    '아는형님' 매회 굵직한 게스트를 모시면서, 멤버 간 케미도 유지해야 하는 쉽지 않은 예능이다. 척박했던 예능 시장에 뛰어들어 질 좋은 프로그램 하나를 만들어낸 최창수 PD. 그에게 강호동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보배이다. 최창수 PD는 3행시로 강호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강호동이 '강한 기운을 촬영장에 가득 불어넣고', '호랑이보다 날카롭고 영리하지만', '동심을 여전히 간직한 귀염둥이 예능 천하장사'라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윽박지르고, 소리를 지르며 '무조건' 앞장 서서 동료들을 이끌려고만 했던 강호동은 시대의 변화에 뒤쳐지지 않았다. 일정 부분 자신을 내려놓고, 후배의 도발과 리드를 지원하며 '치고 빠지는' 능력으로 다시금 전성기를 열었다는 평이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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