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총수 일가 법정에…'신격호 세번째 부인' 서미경 수십년만에 언론노출

    기사입력 2017-03-21 08:27:07

    경영권 승계 갈등 와중에 드러난 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20일 나란히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김상동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2),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63) 등의 첫 정식 재판을 열었다. 정식 재판엔 피고인 출석이 의무라 신 총괄회장을 비롯한 삼부자 모두 법정에 나왔다. 별도 사건으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5),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씨(57)도 이날 모두 법정에 나왔다. 서씨까지 재판에 나오면서 총수 일가 5명이 한꺼번에 법정에 서는 이례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신격호 총괄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법정으로 이동하고, 그의 사실상 '세번째 부인'인 서미경씨도 수십년 만에 언론에 모습을 공개하면서 단연 화제가 됐다.

    지난해 검찰의 롯데 그룹 수사 결과 배임·탈세 혐의가 드러나 재판에 넘겨진 서씨는 피고인 신분으로 이날 오후 1시34분께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나타났다. 검은색 바지 정장 차림의 서씨는 "그동안 왜 검찰 조사에 불응했느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서씨는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롯데시네마 내 매점을 불법 임대받아 770억원대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특경 배임) 등으로 기소됐다. 신 총괄회장으로부터 롯데홀딩스 지분을 넘겨받으며 증여·양도세 등 300억원 상당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또한 서씨가 지분을 가진 유기개발은 롯데백화점 내 식당가에서 유원정(냉면), 유정(비빔밥) 등의 식당까지 운영해 '일감 몰아주기', '특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수사 당시 검찰은 변호인을 통해 일본에 체류하는 서씨에게 '자진 입국해서 조사받으라'고 수차례 요구했지만 서씨가 소환에 불응하면서 대면조사 없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씨는 법원의 공판준비절차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재판부는 "서씨가 첫 기일에 출석하지 않으면 구속 영장을 발부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신 총괄회장의 첫째 부인은 고(故) 노순화씨로, 1940년 당시 19세의 신 총괄회장과 부부의 연을 맺었다.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간 신 총괄회장은 사업을 키워가던 1952년 일본 유력 가문의 딸 시게미쓰 하츠코씨(89)와 재혼했고, 하츠코 여사와의 사이에서 현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회장을 뒀다. 이후 신 총괄회장은 1965년 12월 18일 한일 국교 정상화 조인 이후 본격적으로 한국 사업에 나섰고, 1970년대 '미스 롯데' 출신 연기자 서씨를 만났다. 신 총괄회장과의 서씨의 나이 차이는 거의 40세 가까이 된다. 서씨는 18세이던 1977년 제1회 미스 롯데로 선발돼 하이틴 영화에 출연하는 등 연예계에서 활동하다, 1980년대 초 돌연 종적을 감췄다. 혼인신고 없이 사실혼 관계인 신 총괄회장과 서씨 사이 자녀가 신유미 현 롯데호텔 고문(33)이다. 유미씨는 수 년 전 일본인 남성과 결혼한 뒤 주로 일본에 머물며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당 기간 병원에 입원했던 신격호 총괄회장도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고령의 신 총괄회장은 휠체어를 타고 법정으로 이동했다가,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확인하는 모두(冒頭) 절차만 진행하고 30분 만에 법정서 먼저 퇴정했다. 법원에 도착한 신동빈 회장은 "심려끼쳐 죄송하다"며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지만, 다른 총수 일가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향했다.

    신동빈 회장은 총수 일가에 대한 508억원의 '공짜 급여', 롯데시네마 영화관 매점 운영권을 헐값에 넘겨 롯데쇼핑에 774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신 총괄회장은 공짜 급여에 따른 횡령과 함께 858억원의 조세포탈,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과 배임 혐의를 받는다. 또 롯데시네마 매점에 778억원의 수익을 몰아주도록 하고, 비상장 주식을 계열사에 고가로 넘겨 94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도 포함됐다. 신 전 부회장은 391억원의 공짜 급여를 받아간 혐의, 신 이사장과 서 씨 등은 조세포탈 및 롯데시네마 매점 불법임대 공모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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