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우 기자의 제철미식기행=주꾸미>

    기사입력 2017-03-06 15:41:12

    <김형우 기자의 제철미식기행=주꾸미>

    주꾸미 요리
    봄철 별미의 대표 격으로 주꾸미를 빼놓을 수 없다. 지금부터 4월 중하순까지 충청도, 호남 서해안 포구마다 쫄깃 고소한 주꾸미를 무치고 굽는 식당들은 성시를 이루게 된다.

    문어과의 주꾸미는 생김새가 낙지와 비슷하나 몸집이 더 작고 다리도 짧다. 주꾸미는 서남해안의 얕은 바다 속 모래와 자갈이 많은 곳에서 사는데, 지역에 따라 쭈껭이-쭈깨미 등 제각각으로 불린다. 가을부터 조금씩 나오기는 하지만 산란기를 앞둔 3~4월이 제철이고 맛도 좋다.

    이처럼 주꾸미가 봄 별미로 통하는 것은 생장습성 때문이다. 주꾸미는 본래 춥고 밝은 것을 싫어한다. 따라서 한겨울에는 바다 밑에서 지내다가 봄볕이 따뜻해지면 연안으로 올라와 산란을 한다. 3월 산란을 앞둔 주꾸미는 살이 통통하고 육질이 쫄깃한 데다 알이 꽉 차있어서 더 고소하다. 그 알 모양이 마치 잘 익은 밥알을 닮아 산지 어민들은 이를 '주꾸미 쌀밥', 일본에서는 찐 밥과 같다고 해서 '반초'라고도 부른다.

    주꾸미는 산란기 때 더 맛나고 영양도 만점이다. 산란기에 필요한 필수아미노산과 불포화 지방산은 물론 다량의 무기질이 생성되어서 주꾸미 특유의 풍미를 맛볼 수가 있다. 주꾸미를 '바다의 봄나물'이라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주꾸미는 원기회복에 좋은 타우린이 낙지의 2배, 문어의 4배, 오징어의 5배나 들어 있다. 타우린은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 농도를 낮춰 주는 한편 신진대사를 돕는다. 따라서 주꾸미는 피로해소와 강장에 최고의 별식인 셈이다.

    주꾸미는 먹물도 고소한 게 별미다. 위기 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내뿜는 무기이지만 사람에겐 숙취를 풀어주고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

    주꾸미는 꽤 내력 있는 생선이다. 난호 어목지와 전어지에는 주꾸미를 '망조어(望潮漁)'로 소개하고 있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는 주꾸미를 '죽금어(竹今魚)'로 적고 있는데, 학자들은 그 죽금어가 오늘날 주꾸미의 어원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주꾸미와 궁합이 잘 맞는 식재료로는 돼지고기를 꼽을 수 있다. 돼지고기는 지방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 반면 주꾸미는 체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주는 타우린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서 돼지고기의 단점을 보완해 준다. 특히 주꾸미의 단백질 성분은 열을 가할수록 유독 수축현상이 심해져 곧 육질이 질겨진다. 이때 지방 성분이 많은 돼지고기와 조리를 하게 되면 육질이 부드러워지고 칼슘 등 영양흡수도 돕게 된다.

    주꾸미는 주로 오이, 양파, 당근, 미나리 등 싱싱한 야채와 함께 매콤새콤 무쳐 먹거나 데침으로도 맛보게 된다. 서천 마량포에서 수십 년 동안 주꾸미를 조리해 온 한 회집 주인은 주꾸미 데침 요리를 할 때에는 약간의 간장을 넣고 데치면 영양소 보존에도 좋고 더 부드럽게 삶아진다고 귀띔 해준다.

    도시에서는 주꾸미를 주로 양념숯불구이나 삼겹살과 함께 볶아먹기도 한다. 산지 포구에선 산 채로 요리하는 전골과 샤브샤브가 인기다. 선도의 차이 때문인데, 뱃사람들은 참기름이나 초장에 찍어먹는 산주꾸미를 최고로 친다.

    동백꽃
    주꾸미의 고장 충남 서천에는 광활한 갈대밭, 한산모시 전수관 등 다양한 여정이 가득하다. 그중 봄철에는 마량리 동백숲도 볼만하다. 천연기념물 제169호로 지정된 500년 수령의 동백나무숲이 압권이다. 마량동백은 세찬 겨울 풍파를 견디며 3월부터 4월까지 유난히 붉은 꽃을 피운다. 숲 정상에는 동백정이 세워져 있는데, 일대의 전망 포인트 격으로 낙조가 일품이다. 동백정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와 오력도, 그 앞을 오가는 주꾸미잡이배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특히 마량포구는 일출 감상도 가능해 해돋이와 해넘이를 함께 볼 수 있는 드문 곳이다. 마침 마량포구에서는 주꾸미-동백철을 맞아 18일부터 4월 2일까지 '제18회 서천 동백꽃·주꾸미 축제'도 펼친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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