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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개리를 만나다…"육아70 작업30, 잘 살고 있어요"

박현택 기자

기사입력 2018-01-18 08:26 | 최종수정 2018-01-18 08:42



[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 무려 7년간이나 매주 꼬박꼬박 만나던 한 친구가 1년이 넘도록 연락이 뜸하다면, 허전하고 궁금하기 마련.

그 사이 그의 결혼이나 출산과 같은 경조사를 뒤늦게 '전해' 듣게 된다면, 그가 '잠수'나 '은둔'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다. 부담없이 친근했던 친구였기에, 그 홀연함에 '약간'의 서운함마저 드는 것도 사실.

여기까지가, 대중이 개리를 향해 가지고 있는 마음이다.

개리를 만났다. 약속한 장소에 들어오는 그가 두터운 마스크를 쓰고, 조심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을 것으로 상상했는데, '씨익' 웃는 미소와 밝은 표정이 마치 방금 '런닝맨' 촬영을 마치고 온 듯, 영락없이 예전 그대로의 모습이다.

개리는 '은둔'이라는 말에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한번에 여러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해요"라는 그는, 은둔이 아닌 그저 '음악에 열중하던 과거의 나로 돌아간 것일 뿐'이라고 수차례 반복해 말했다.

'런닝맨'에 합류하기 전에는 리쌍 앨범준비에 집중하기 위해 1달간 집 밖으로 나가지도 않아도 궁금해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미용실에 가지 않아 길게 자란 머리 외에는 알던 모습 그대로의 개리. 큰 변화가 있다면 그가 아빠가 됐다는 사실이다. 육아·작업·육아·작업의 일상을 보내며 '아빠'와 '뮤지션'으로 살고 있는 그와 대화를 나눴다.


- 근황을 좀 알려주세요


육아 70에 작업 30으로 살고 있어요. 사실 저는 아이가 태어나도, 충분히 작업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병행하기가 쉽진 않더라고요 (웃음).

아무래도 비교적 늦은 나이에 아이가 생겨서 인지, 너무 예뻐요. 어느날 아이의 얼굴을 보는데, '이 세상이 그 어떤 일이 일어나도, 이 아이와 내 아내만 곁에 있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더욱 가정에 충실하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 '런닝맨' 하차와, 결혼, 득남이라는 과정에서 다소 '은둔'이라는 느낌을 받은 사람들이 많아요.

사실 저는 '은둔'이라고 생각하실 줄은 몰랐어요. 충분히, 여러번 잘 인사드렸다고 생각했고, 대중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줄 알았어요. 그리고 '런닝맨'에서 하차를 결심했을 때에도, 멤버들에게 내 생각을 정중하게 이야기했고, 제 마음을 잘 이해해 주셨고요.

물론 왜 '은둔'이라고 느끼시는지는 알지만, 저는 따지고보면 그저 '옛날의 나'로 돌아온 것 뿐입니다. '런닝맨'에 출연하기 전에는 앨범 준비에 전념하기 위해 방송이나 활동을 하지 않아도 '은둔'과 같은 말씀을 듣지는 않았거든요.

과거 리쌍 앨범을 준비할 때는 1달 동안 집밖에도 안나간 적이 허다했어요. 그때 처럼 살면서, '육아'와 '가정'이 추가된 것이죠. 제 머리를 보세요. 깎은지도 오래돼서 이렇게 깁니다. 한번에 여러가지를 집중할 수 있는 타입이 아니에요. (웃음)


- 2016년, '런닝맨'에서 하차하게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나요.

음악에 전념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결정적으로는, 하차하기 얼마 전부터 조금씩 '내가 '런닝맨'에서 제 역할을 잘 해주고 있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열심히는 하는데, 괜한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더군요.

아무래도 캐릭터도 많이 소모되었고, 더 보여줄 것들이 없다는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어요. 물론 그때마다 주변 사람들은 '왜 그런 생각을 하냐, 가족인데 걱정마라'라고 해주셨지만, 저는 제가 프로그램에 더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버린 거죠.

그리고, 지금 '런닝맨'을 보세요. 새 멤버들과 함께하고 있는데, 너무 재밌지 않나요?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 그래도 오랜기간 함께했던 '런닝맨'이 가끔씩 그리울 듯합니다.

돌아가고 싶은 생각, 부럽거나 후회하는 마음은 없어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내가 잘 못한다'는 생각이 워낙 컸기에 지금도 스스로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죠.

새로 들어온 멤버들이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런닝맨'은 역시 '으›X으›X'이구나, 라고요. 누가 새로 들어오더라도 '붙잡고 이끌어 줄' 사람들 입니다. 예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제게도 그렇게 해준 사람들이잖아요.


- 아내 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아내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줄이고 싶어요. 억측이나 악플로 아내와 가족의 상처가 굉장히 컸어요. 저에 대한 악플은 상관없지만, 아내에 대한 나쁜 글들을 보니 그 문구가 계속 떠올라 밤에 잠이 오지 않더군요. 저희 부부는 어떠한 화려한 결혼식도 없었고, 그저 남들처럼 열심히 아이를 키우면서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 '그래도' 식은 올리셔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예전부터 결혼'식'을 하고 싶지 않았어요. '런닝맨' 멤버들에게도 평소 그런 제 생각을 말하곤 했어요. 결혼은 사랑하는 두 사람의 결합인데, '결혼식을 어디서 한다', '예단과 혼수는 이렇게 하자', '웨딩촬영은 어디서 해야한다' 이런 것들이 싫었어요.

물론, 아내가 만약 결혼식을 원했다면 예쁜 드레스를 입고 작은 웨딩이라도 했을텐데, 아내 역시 결혼식에 대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더군요. 그래서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는 것으로 '부부'가 되었어요.

웨딩촬영도 하지 않았는데, 신혼여행을 가서 '우리만의 사진 한장은 남기자'라고 이야기했고, 셀카로 찍은 그 사진이 우리의 웨딩 사진 입니다. 여담이지만, 사람들이 왜 '셀카봉'을 사는지, 그때 알겠던데요. (웃음)


- 마지막 한마디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 있는 '계획'은 없지만, 작업은 늘 습관처럼 꾸준히 계속하고 있습니다.

아마 제가 '약아 빠진 놈' 이었다면, 아마 '런닝맨'을 계속하면서 살던대로 살았을 것입니다. '런닝맨'은 대단한 프로그램이죠. 아시아 전역에서 느낀 인기는 매번 놀랄 정도였어요. 남아있었다면, 큰 이득을 얻었겠죠. 그런데 그럴 수 없었어요.

육아와 작업에 집중하면서, 공들여 만든 최고의 결과물, 음악으로 다시 여러분 앞에 서겠습니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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