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골키퍼 A 승부조작 자진신고, 전북 손해 이만저만 아니다

    기사입력 2011-06-26 15:13:31

    전북 현대 골키퍼 A가 지난 시즌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자진신고했고, 전북 구단은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협의한 후 창원지검으로 보냈다. K-리그 5연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북 구단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A는 지난해까지 전남 드래곤즈에서 뛰었다. A가 승부조작에 가담한 경기는 지난해 K-리그 1~2경기로 알려졌다. 당시 전남 선수 4~5명이 함께 승부조작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A는 지난달 승부조작 파동이 터진 이후 줄곧 루머에 시달렸다. 하지만 전북 구단과의 수 차례 면담에서 소문을 완강히 부인해왔다. 그러다 24일 밤 K-리그 상주 상무-전북전을 하루 앞두고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에게 찾아와 지난해 승부조작 가담 사실을 울면서 털어놓았다. 전북 구단은 프로축구연맹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 전남 시절 옛 동료들이 하나둘 검찰 조사를 받자 심경의 변화가 온 것이었다.

    최 감독은 "몇 차례 면담을 했지만 정말 자신은 가담하지 않았다고 해 믿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제 누구를 믿어야 할 지 난감하다.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골키퍼 한 명을 잃었는데 시즌 중간이라 대체할 방법도 없고, 있는 선수들로 시즌을 마쳐야 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전북은 지난 겨울 이적료 10억원(추정)을 주고 전남에서 A를 영입했다. 하지만 A는 이번 일로 사실상 K-리그에서 선수로 뛰기 힘들게 됐다. 자진신고를 해 정상 참작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연맹 상벌위원회가 최근 내린 승부조작 1차 관련자 징계 수위를 고려할 때 영구제명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전북은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핵심 골키퍼 한 명을 잃었다. 25일 상주전에는 김민식이 선발 출전, 무실점했다. 전북은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봤다. 일부에선 전남 구단이 A와 현재 창원지검에서 조사받고 있는 선수들이 지난해 승부조작에 가담한 걸 알고도 다른 구단으로 이적시킨 것 같다며 분개하고 있다. 전남은 지난해 소속팀 일부 선수들이 승부조작과 스포츠복표에 빠져 있다는 걸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시는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까지 받았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전남이 다른 구단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는 것은 문제가 됐던 선수들을 지난 겨울 타 구단으로 슬쩍 보내버린 것이다.

    지난해까지 주전 골키퍼였던 권순태(상주)가 군입대하면서 전북은 정성룡, 이운재 영입을 검토했다. 하지만 정성룡은 수원 삼성, 이운재는 전남을 선택했다. 다급해진 전북은 전남에서 A를 데려왔다. 전북은 사온 선수가 흠집이 있는지도 몰랐다. 동업자로부터 배신을 당한 기분이다. 일부에선 이적료 반환 소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북은 이번 승부조작 파동에서 연달아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고 있다. 자살한 브로커 정종관이 전북을 2007년말 떠났지만 몸담았던 팀이라는 이유로 한동안 시달리기도 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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