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 승부조작 인정한 컵대회 포항전 보니

    기사입력 2011-05-27 22:34:08

    대전 시티즌은 2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4월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던 포항 스틸러스와의 2011년 러시앤캐시컵 2라운드에서 승부조작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발표했다. 당시 대전-포항 간의 경기장면. 사진캡쳐=아프리카(afreeca)TV

    대전 시티즌은 27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런데 눈에 띄는 대목이 있었다.

    대전은 4월 6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와의 2011년 러시앤캐시컵 예선 2라운드에서 승부조작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추측으로만 나돌았던 승부조작 경기의 실체가 처음으로 드러난 것이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창원지검이 4월에 벌어진 컵대회 2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대전이 승부조작 경기의 실체를 밝힌 이유는 검찰 수사와 무관하지 않다. 대전 구단은 창원지검에서 4명의 선수들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다는 소식을 접한 뒤 이들을 데리고 직접 출두했다. 이미 구속영장이 발부되어 창원교도소에 수감된 박상욱(25)과 공모해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스포츠조선은 대전-포항전 녹화 동영상을 토대로 승부조작 의혹이 있는 장면을 정밀 분석했다. 이 경기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4명의 선수가 모두 출전한 경기로, 포항이 3대0으로 이겼었다. 주로 대전이 실점하는 장면에 미심쩍은 부분들이 집중됐다. 포항 슈바의 첫 골이 터질 때 공격의 출발점은 센터서클 중앙부터였다. 당시 포항 선수 1명이 공을 잡았고 대전 선수 4명이 둘러쌌다. 여기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대전 진영에 걸쳐 있던 한 선수가 측면을 거쳐 슈바에게 공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그다지 먼 거리가 아닌데도 따라잡지 못했다. 슈바가 다소 볼을 길게 치고 들어갔기 때문에 골키퍼가 전진했더라면 충분히 걷어낼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페널티지역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 슈바는 슈팅이 왼쪽 골포스트에 맞고 튀어나온 후에도 문전에 있던 수비수 3명의 마크가 없어 여유있게 다시 슈팅을 시도해 골로 연결했다. 2~3호 골이 터질 때는 포백라인이 순간 패스에 무너지면서 골키퍼와 1대1 상황이 이어졌다. 보기에 따라서 정상적인 득점으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수비수들이 반박자 늦게 움직였다. 이밖에 득점 장면 외에도 상대 진영에서 길게 볼이 넘어오면 상대 공격수가 따라붙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어정쩡하게 공을 걷어내는 모습도 있었다.

    이 경기 승부조작을 위해 브로커가 박상욱에게 건넨 돈은 1억2000만원. 박상욱이 이 돈을 포항전에 나선 4명의 동료들에게 나눠줬다는 것이다. 검찰은 "현재 수사 대상은 박상욱과 성경모(31·전 광주)의 소속팀 2개 구단 뿐"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수사가 경과되면서 검찰인원 추가투입 및 확대 수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창원=하성룡 박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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