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로이칼럼]LG, "팀의식 변화가 없다"

    기사입력 2011-03-07 11:33:43

    올해 LG 오키나와 캠프에는 두명의 일본인 영웅이 있었다. 인스트럭터를 맡은 이토 츠토무씨(48세)와 사사키 카즈히로씨(43세)다.

    이토씨는 현역 22년간 14회의 리그 우승에 한번도 B클래스(리그 6구단중 4위이하)를 경험한 적이 없는 세이부의 주전 포수였다. 은퇴 후 세이부의 감독으로 취임, 첫해에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사사키씨는 요코하마의 마무리투수로 252세이브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129세이브를 달성한 일본의 대표적 마무리투수로 포크볼의 대명사였다.

    이들은 인스트럭터를 맡았을 때 똑같은 말을 했다. "기술적인 것은 물론이고 경험이나 멘탈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어떤 의미일까? 그들은 캠프 기간중의 임시직이다. 따라서 화려한 경력이 있지만 소속팀 코치들의 지도 방침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지도'가 아닌'조언'을 한다는 뜻이다.

    이토씨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나는 현역시절에 즐겁게 야구를 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그러니까 여러분들은 즐겁게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 현역시절에 꼭 우승해야한다는 중압감, 선배 투수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부담감 등이 항상 이토씨의 어깨를 짓눌렀었다.

    사사키씨의 생각은 이렇다. "경기 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 때문에 노력했다. 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는 이유로 질 수는 없었다." 긴장과 여유의 조절에 뛰어난 사사키씨다운 자기 컨트롤의 방법이다.

    이들이 선수들을 보는 눈길은 따뜻했다. 그 이유에 대해 이토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감독을 그만두고 3년 지나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사키씨도 2005년 은퇴후 6년만에 유니폼을 입었다. 현장을 떠나서 시간이 지나서인지 달관한 시선을 가지고 있었다.

    선수도 그런 그들에게 마음을 연다. 주전선수 몇명이 이토씨에게 이런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몇년동안 팀의 의식에 변화가 없습니다." 30대 중반의 선수들이 초등학생처럼 고민을 토로하기 시작하던 것을 보고 이토씨는 물론 옆에 있던 필자도 놀랐다. 이토씨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팀내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해결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8년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 못한 LG. 그런 팀이기에 이들에게서 엄격함이 부족하다는 인상도 있었다. 하지만 현역시절 최고였던 이들을 만난 것만으로도 의식 변화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다.

    "오키나와의 LG는 강하다." 많이 들은 말이다. LG선수들이 가을에 "이 말에서 '오키나와'란 단어가 빠졌습니다"라고 웃으며 말하게 된다면, 이토씨와 사사키씨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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