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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파란만장' 키움 김정후 "오승환 선배와의 만남, 상상만으로도 설레"

선수민 기자

기사입력 2020-01-17 06:30


키움 히어로즈 김정후.

[고척=스포츠조선 선수민 기자] 파란만장 야구 인생을 살아온 김정후(32·키움 히어로즈)가 다시 1군 무대에 도전한다.

김정후는 사연이 많은 투수다. 단국대학교를 졸업하고, 상무 야구단에서 복무를 마친 그는 2013년 SK 와이번스(10라운드 87순위)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외야수였던 김정후는 2014년 2군 스프링캠프에서 슬라이딩 캐치 도중 왼쪽 어깨를 크게 다쳤다. 재활에 돌입했지만, 어깨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방황하던 김정후는 은사인 곽채진 언북중 감독을 찾아갔다. 김정후는 "'감독님이 오른쪽이 남아 있지 않냐'면서 피칭을 해보라고 하셨다. 몸을 안 만들었는데도 140㎞ 중반대의 구속이 나왔다. 그렇게 전향했다. 이후 일본 사회인 야구, 독립 야구팀을 거쳐 두산 베어스로 가게 됐다"고 회상했다. 짧은 시간 동안 두산과 LG를 거쳤다. 2018년 두산에서 강속구로 이름 세 글자를 알렸다. 방출된 김정후는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고 1군 2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번에도 방출.

팀을 떠난 김정후에게 손을 내민 건 키움이었다. 그는 "사실 예전에도 히어로즈에서 연락이 왔다. 좋은 우완 투수들이 너무 많아서 겁이 나 오지 못했다. 그런데 계속 손을 놓지 않았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낸 이수범 매니저가 정말 많이 도와줬다.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다. 어쩌다 보니 서울 구단에서 모두 뛰게 됐다. 이번에는 정착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크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결혼으로 책임감도 생겼다. 김정후는 "결혼을 하니까 이전과 완전히 다르다. 지금의 아내가 독립야구에서 뛰었을 때부터 뒷바라지를 많이 해줬다. 이번에 이사를 할 때도, 몸 다치니까 하지말라고 말리더라. 몸에 좋은 것부터 세심한 것까지 너무 잘 챙겨준다. 혼자가 아니라 책임감도 많이 생겼다. 하루하루가 행복하다"고 했다.

이제는 투수가 제법 익숙하다. 김정후는 포지션을 바꾸면서 '유튜브 매니아'가 됐다. 정상급 투수들의 투구폼은 모조리 챙겨본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롤모델이다. 김정후는 "처음부터 오승환 선배를 목표로 했다. 한국 최고의 마무리 투수 아닌가. 영상을 보고 배우다 보니 무의식적으로 비슷한 폼이 나온다. 아직도 계속 챙겨 본다"고 했다.

'우상' 오승환과의 첫 만남을 잊을 수 없다. 김정후는 "단국대 선배지만, 닿을 인연이 없었다. 그런데 (심)수창이형 결혼식에 오셨다.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멋있었다. 단대 후배라고 했더니 악수를 해주시더라. 연예인 손을 잡은 것 같았다"며 미소 지었다. 올 시즌 1군에서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김정후는 "내가 잘해야 말 한 마디라도 더 해주시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아프지 않고 잘해야 한다. 같이 1군에서 뛸 상상을 하니 벌써 설렌다"고 했다.

김정후의 목표는 '마지막으로 원 없이 던지는 것'이다. 그는 "공의 위력이 떨어졌다는 생각은 안 한다. 몸 상태에 큰 차이는 없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구단에 '마지막으로 원 없이 던지고 싶다'고 했는데, 그 말을 책임지고 싶다"고 밝혔다.
고척=선수민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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