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논란에 돌아선 팬심, 도대체 대전에 무슨 일이?

    기사입력 2018-03-07 05:00:39



    프로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축구특별시'라고 불렸던 대전이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3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부천과의 개막전(1대2 대전 패)은 대전의 현주소를 고스란히 보여준 '막장쇼'였다. 사무국부터 코칭스태프, 선수단까지 어디 하나 제대로 돌아가질 않았다. 놀랍게도 모두 현 구단 운영진이 자초한 일이다.

    경기 전날부터 잡음이 있었다. 선수단 등번호가 경기 전날까지도 홈페이지나 SNS에 공개되지 않아 팬들의 원성을 샀다. 선수들의 또 다른 이름인 등번호는 팬들에게 알려야 할 가장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나마도 사진이 확보되지 않아 6명의 선수들은 누락됐다. 놀랍게도 현 운영진은 사무국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사무국장을 내치고 타 구단에서 새로운 사무국장을 데려왔다.

    벤치에서는 그야말로 아마추어 같은 실수가 있었다. 이정래 골키퍼 코치는 연맹에 등록을 하지 못했다. 그의 공식 직함은 스카우트다. 자격증이 없어서다. 하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훈련을 시키다, 감독관의 제지를 받는 촌극을 빚었다. 이 코치는 현 운영진이 데려온 코칭스태프다. 놀랍게도 현 운영진은 수년간 활동하며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던 유소년 지도자들을 단지 자격증이 없다는 이유로 해고해 버렸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고스란히 경기력에 반영됐다. 실망스러웠다. 특히 새로 온 페드로는 외국인선수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수준 미달이었다. 영입 당시부터 보도자료에 출생연도가 잘못 기재돼 뒷말을 낳았던 선수. 놀랍게도 현 운영진은 이 페드로를 데려오기 위해 지난 시즌 준수한 활약을 하던 브루노를 무리하게 정리했다. 연봉의 50%를 브루노의 현 소속팀인 안양에 내주면서까지 말이다.

    대전의 계속된 헛발질에 팬들도 등을 돌렸다. 대전의 함성이 울려퍼져야 할 홈그라운드 대전월드컵경기장에는 부천의 응원소리만 들렸다. 대전 서포터스가 응원 보이콧을 선언했기 때문. 대전 서포터스는 '대전시티즌 정상화 추진위원회'를 구성, 현 운영진에 각종 의혹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놀랍게도 현 운영진은 해명 대신 '책임자가 누구냐'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나섰다.

    문제는 겨울 내내 이어졌다. 하다못해 전지훈련 용업업체 계약까지 구설에 올랐다. 현 운영진의 실기는 열거가 힘들 정도다. 각종 의혹에 뒤덮였던 이기범 전 신갈고 감독을 무리하게 선임하려다가 한달간 감독 공백 사태에 시달렸는가 하면, 계약기간이 남은 선수들의 계약 해지를 종용하려다 선수들의 집단 반발로 망신살을 샀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특정 에이전트는 제지 없이 구단과 시를 자유롭게 넘나들고 있고, 간담회를 요구하는 서포터스와 이를 구단을 흔드는 행동으로 여기는 현 운영진 간의 갈등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지역축구협회와도 파열음을 내고 있다. 엇박자의 연속이다.



    각종 논란 속 가장 많은 말을 낳고 있는 것이 선수단이다. 프로축구연맹에 1차 등록한 대전 선수단의 수는 무려 54명에 이른다. 지난해 대비 20명이 늘었다. 당연히 K리그1, 2를 통틀어 가장 많다. 가장 적은 안양(30명)에 두배 가까이 된다. 현 운영진은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기 위한 선택이다. R리그에도 참가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선수단 안을 들여다보면 충격적이다. 논란의 주인공이었던 이기범 감독의 아들을 비롯해, 석연찮은 선수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역 유력인사 청탁설까지 돌고 있다.

    그 사이 대전의 혈세는 줄줄이 새고 있다. 연봉은 물론 숙식비 등 매머드급 선수단 운영 비용만 해도 만만치 않다. 대전은 아예 1군과 2군을 분리해 따로 훈련 중이다. 동계전지훈련부터 지금까지 줄곧 그랬다. 같은 선수단이지만 누가 누군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옥석을 발굴하기 위해서' 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비효율적이다. 그나마 발굴에 성공한다면 다행이지만 2군 면면을 보면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 현재 2군은 이기범 감독이 이끌고 있다.



    그렇다고 1군에 제대로 된 지원을 하는 것도 아니다. 조만간 2명의 외국인선수가 가세할 예정이지만, 이 역시 특정 에이전트의 지휘 아래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전 지역 축구인들의 전망이다. 이 에이전트는 이미 여러차례 외인 발굴에 실패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전의 예산규모를 보면 여유롭게 리빌딩에만 집중할 상황이 아니다. 대전은 지난해 2차 추경을 통해 30억원을 받았다. 구단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올해 선수 영입비 명목으로 지급된 이 돈은 당초 2017년 말까지 소진해야 하지만, 2018년 2월까지 유예를 준 상태다. 여기에 2018년 본 예산으로 65억원을 받았다. 이 역시 구단 역사상 최고액이다. 자체적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에 2018년 추경까지 예상해보면 120억원에 가까운 돈을 확보할 전망이다. 이는 챌린지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이에 걸맞는 구단 운영은 전무한 상태다. 이를 견제해야 할 대전시(이재관 직무대행)는 손을 놓다시피하고 있다. 갈등은 봉합될 양상이 보이지 않는다. 그 사이 대전은 점점 더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현 운영진의 대표는 김 호 대표이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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