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부당노동행위에다 일감 몰아주기까지?…연이은 구설에 '흔들'

    기사입력 2017-09-05 08:52:57

    태광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흥국생명의 노동조합이 최근 조병익 흥국생명 대표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방카슈랑스 판매 재개로 회복세를 보이던 흥국생명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무리수'를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봄 시중은행 방카슈랑스 판매가 막혔던 흥국생명은 대대적 지점 통폐합 등을 통해 자구 노력을 펼쳐왔다. 그런데 올초부터 성과연봉제 도입 관련 마찰을 빚던 노조와의 갈등이 무리한 구조조정·부당노동행위 공방 속에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해고자들을 중심으로 오너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55) 일가가 소유한 계열사 티시스의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지점 통폐합 등 무리한 고강도 구조조정 논란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50%에 못 미치면서 지난 5월부터 시중은행에서 판매가 중단됐던 흥국생명 상품은 상반기 말 RBC 비율이 162.2%로 올라가면서 판매가 재개되고 있다. 특히 흥국생명의 경우, 은행에서 판매되는 방카슈랑스 상품 비중이 높아 하반기 매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흥국생명의 '고강도 구조조정의 그늘'이 이슈화 되면서 이미지 추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지난 2분기 전국 140곳의 전속 지점을 80곳으로 축소 재편하고 22개의 대형플라자를 10곳으로 줄이는 등 대대적 '감축 작업'을 펼쳤다. 이 과정에서 지점장은 물론 일반직원 수십명에게 사직을 권고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와 맞물려 올해 초 사측이 성과연봉제 도입을 시도하면서 불거진 흥국생명의 노사갈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노조는 결국 지난달 24일 조병익 대표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소했다.

    지난 5월 노조가 성과연봉제 도입과 관련해 임시총회를 개최하려고 했는데, 회사가 연차휴가 사용을 거부하고 사내전산망에 올린 노조 게시물을 임의로 삭제했다는 것이다. 노동계에서는 지난 3월 김주윤 대표에 이어 취임한 조 대표가 오너인 이호진 전 회장이 대규모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 중인 상황에서, 인적 구조조정을 통한 미봉책만을 쏟아내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흥국생명 관계자는 "성과연봉제는 백지화됐고 연봉 인상률 문제로 인한 대립"이라면서 "노조가 주장하는 부당노동행위는 성립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또한 "법적으로 7일 전에 통보해야하는 연차 휴가를 임시총회 하루 전에 신청한데다 금융플라자 업무 마비를 우려해 반려했기 때문에 법적 문제는 없다"면서 "게시물도 노조 게시판이 아닌 사내망에 올렸기 때문에 이동을 권고하고 지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증자 없이 손쉬운 인력감축만"…일감 몰아주기 논란도

    이러한 흥국생명 노사갈등의 중심에는 '회사가 경영부진의 책임을 직원들에게만 떠넘겼다'는 구조적 문제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3월 새로 선임된 조병익 대표가 고강도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면서 잡음이 커졌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 부재로 인한 리더십 문제가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겠냐"며, "대주주 증자나 부동산 매각, 지분 정리 등 근본적 개선 없이 손쉬운 인력감축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하다보니 무리수를 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오너 일가 또한 계열사 배당금만 챙기고 '나몰라라'식 대처로 일관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현재 흥국생명 지분 56.3%를 소유한 대주주 이호진 전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2011년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돼 1·2심에서 징역 4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후 파기환송심을 거쳐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이 전 회장이 누나 재훈씨(61)와의 상속 분쟁에서 승소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흥국생명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 등이 포함된 '태광그룹 바로잡기 공동투쟁본부'는 계열사 티시스와 관련 태광그룹의 일감 몰아주기를 조사해 줄 것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요청하기도 했다. 티시스는 이호진 전 회장 지분이 51.01%, 이 전 회장의 장남인 대학생 현준씨(24)의 지분율이 44.62% 등으로, 오너일가 지분이 100%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티시스는 지난해 매출액 2157억원 중 84.31%인 1818억원을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내부거래액은 지난 2015년보다 13.0%(209억원) 늘었고 내부거래 비중은 8.3%포인트 높아졌다. 티시스는 티브로드(534억원), 흥국생명(525억원), 흥국화재(430억원)를 비롯 23개 계열사와 거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이 전 회장 부자가 받은 배당은 13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그룹은 공정위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준이 자산 10조원에서 5조원으로 강화되면서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흥국생명 관계자는 "티시스가 SI(시스템통합) 업체로 규모가 커 보이긴 하지만, 별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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