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우의 관광포커스= 입국장 면세점, 여행자 편의 위해 문 열어라>

    기사입력 2017-08-15 18:37:40 | 최종수정 2017-08-16 08:35:16

    8월 중순, 입추와 말복을 지나며 더위도 한 풀 꺾이는 모양새다. '절기 도둑은 못한다'는 옛말의 절묘함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올여름도 무척 더웠다. 대지를 달군 그 열기만큼이나 우리 주변을 둘러싼 뜨거운 이슈들도 끓어 넘쳤다.

    그 중 하나, 인천공항 '입국장 면세점 도입' 문제도 빼놓을 수가 없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두고 요즘 찬반 여론이 뜨겁다. 이 쟁점은 2003년부터 본격화 되었으니 꽤 해묵은 것이다. 그 사이 입국장 면세점의 설치를 위한 의원입법이 6차례 발의됐지만 관세청 등의 반대로 실행되지 않았고. 이번이 일곱 번째 도전이다. 한 사안에 대한 논쟁이 금세 사그라지지 않고 십 수 년 동안 지속되었다는 자체만으로도 관심을 둘 일이다.

    작금의 논쟁 상황은 이렇다.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 당 간사인 윤영일 의원실에 '인천공항 입국장면세점 도입 검토자료'를 제출했다. 이후 국토교통부와 공항 및 항공업계 관계자들이 모여서 관련 내용에 대해 논의를 벌였지만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자리였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찬성하는 측은 여행객 편의와 공항 경쟁력 강화를 이유로 들고 있다.

    우선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들이 출국할 때 구입한 면세품을 입국할 때까지 갖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해소해주자는 것이다. 더불어 입국장 면세점 이용을 통해 외화유출 예방과 관광수지 개선도 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결국 일자리 창출은 물론, 공항 경쟁력 강화 도모로 이어질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라는 것이다.

    특히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공항이 세계적인 공항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공항 입국장 면세점은 세계 71개국 132개 공항에서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53개는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인천의 경쟁공항인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홍콩 첵랍콕공항이 입국장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게다가 입국장면세점 설치에 부정적이던 중국마저도 지난해 2월 베이징공항 등 19개 공·항만에 입국장면세점 신설을 승인했다. 뿐만 아니라 일본도 지난 4월 제도적 보완 등을 통해 입국장면세점 설치 입장에 가세하고 나섰다. 바야흐로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세계적 흐름이 되고 있는 추세다.

    사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일찌감치 입국장 면세점 도입을 준비해왔다. 공항건설 때부터 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 수하물 수취지역 동·서측에 각각 190㎡의 입국장면세점 부지를 마련해 놓았다. 내년 1월 개장할 제2여객터미널 1층 입국장에도 326㎡의 공간을 확보해둔 상태다.

    인천공항이 이번에 추진하는 입국장 면세점의 취급 품목은 단조롭다. 향수 등 화장품과 주류·담배 등 면세점 인기 물품이 주를 이룬다. 또 운영도 중소중견 면세기업에 맡긴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른 연간 예상 매출 목표는 1000억 원, 300억 원의 임대료도 예상하고 있다.

    한편 입국장 면세점 설치에 대한 반대 논리도 만만치 않다.

    관세청은 입국장 면세점 판매는 수출로 분류가 어려워 세법상 문제가 생긴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고수해왔다. 또 입국장 면세점 설치로 인해 마약과 테러 우범자 추적이 어려워지는 등 입국장 혼란, 그리고 세관검사 강화에 따른 여행객 불편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지만 관세청 등 관계기관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기업 경도정책이 길러낸 견고한 빗장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 되고 있다.

    국내 면세점과 항공사 등도 공항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두고 부정적인 반응일색이다. 특히 기내면세점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또 다른 경쟁자의 등장이 달가울리가 없다.

    여러 반대 논리와 함께 그간 입국장 면세점이 문을 열지 못한 가장 큰 이유로 업계에서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등 양대 국적 항공사의 적극 반대를 꼽고 있다.

    이들의 반대 이유는 간단하다. 기내 면세점 매출(연간 3300억 원 규모)감소 우려 때문이다. 더불어 국적항공사들은 도착객들이 짐을 찾는 대신 면세점 쇼핑으로 수하물 수취가 늦어질 것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입국장 도입 문제를 두고 그간 두 국적 항공사가 취해 온 태도에 대한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다. 골자는 '항공사의 본업은 운송이지 기내 유통이 아니지 않느냐'는 것이다.

    물론 항공사 입장에서 고객 편의와 수익 확대를 위한 기내면세점 운영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최근 온라인 구매활성화, 해외직구 증가 등 유통의 패러다임 변화와 술담배 소비감소에 따른 기내면세점 매출 감소도 항공사 입장에서는 극복해야 할 당면 과제가 되고 있다. 항공사들이 입국장 면세점 방어에 적극 나서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처럼 입국장 면세점 도입 여부를 두고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양쪽 주장 모두 상당한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드높다.

    우선 '국민의 편의'가 먼저라는 점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에게 해외나들이, 여행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출국 때 인도받은 면세품을 '모시고' 다니며 해외 일정을 소화한다는 것은 참으로 불편할 일이다.

    입국장 면세점 도입 주장의 또 다른 이유로는 관광 인프라 구축을 들 수 있다. 지난 해 우리는 연간 1700만 명의 외래관광객이 찾고, 2300만 명의 국민이 해외를 나가는 시대를 맞았다. 그 중심에 인천공항이 있었다. 인천공항은 자타가 인정하는 세계적 허브공항이다. 연간 5000만 명이 이용하는 세계 1위 공항의 명성에 걸맞게 여행자의 편리를 위한 요소라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들을 다 갖춰 놓으려 애써야 할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글로벌 관광경쟁력을 지향하는 기본 태도다.

    한 사안을 두고 논쟁이 팽팽히 맞설 때, 그 기본적 물음에 대한 판단기준이 있어야 한다. 바로 대중이다. 국민, 더 포괄적으로 말하자면 '사람'이다.

    사람들에게 이로운가? 사람들을 편하게 해줄 수 있는가?

    우리가 이 시대 추구하고 있는 가치, '사람 중심'의 진정한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배려가 동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 있다.

    '사람 있는 곳에 시장이 있다'.

    입국장 면세점 오픈이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마감직전토토, 실시간 정보 무료!

    • 기사리스트
    • |
    • 기사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