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우의 관광 포커스>= '대한민국 관광, 이제는 실속이다'

    기사입력 2017-05-17 09:56:25



    문재인 정부 출범 일주일, 그 사이 세상이 확 변한 느낌이다. 총리 지명에 비서실 인선, 낮은 자세로 임하는 겸손 모드 등 지난 박근혜 정권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 신선하다.

    이 같은 일련의 행보 속에 향후 5년을 가늠케 할 좋은 예감도 담겨 있어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희망과 설렘 속에 새 정부의 시작을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분위기와는 달리 관광학계와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대선공약을 통해서 가늠해보는 문재인 정부의 관광 분야 정책이 흡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는 데다 다른 분야의 공약들에 비해 빈약하다고 지적한다.

    문재인 캠프는 관광분야 공약으로 '여행이 있는 삶, 관광복지사회 실현','관광산업의 질적 경쟁력 강화', '관광산업 육성 및 일자리 창출', '관광을 통한 지역균형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 크게 네 가지 부문을 제시했다. 원론적인 부문에서는 모두 소중하고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이다. 하지만 무장애 관광환경 조성, 생애주기별 맞춤형 여행지원 등 구체적 사안은 이미 거론 되었거나 기대한 만큼 신선하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마디로 지난 정부와 큰 차별화가 없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관광정책에 그다지 큰 비중을 두지 않은 것은 아닌가?' '이래서야 지난 정권 관광정책의 문제점인 실적 위주, 이벤트 위주의 정책을 제대로 극복해낼 수 있을까?' 하는 기우 마저 낳고 있다.

    날로 관광산업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현실에서 새 정부의 관광정책에 대한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러기에 일단의 평가가 더 인색할 수 있다.

    물론 공약들이 굳이 새로울 필요는 없다. 사실 기존의 문제점만 제대로 바로 잡아도 훌륭한 결과를 얻을 수가 있다. 우리가 그간 몇 차례 정권 바뀜 속에 지나치게 용어 인플레이션에 익숙해져 있는 탓도 작용하고 있을 터다. 그럼에도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우리 경제는, 관광시장은 새로운 솔루션을 갈망하고 있다. 국민이 행복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가운데, 내수경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그런 해법제시가 분명하고도 구체적으로 담겨 있어야 한다.

    물론 이번 대선이 탄핵정국에 따라 갑작스럽게 치러지다보니 그 준비시간도 턱없이 부족했다. 게다가 북핵문제, 사드, 적폐청산 등 굵직한 현안에 관광은 어쩌면 한가한 주제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관광산업이 우리 경제의 가장 큰 과제인 내수경기활성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영역임을 직시한다면 그 준비는 더 철저해야 한다.

    이제 우리 관광은 국민과 내방객이 만족할 수 있는 '행복한 관광시대'를 열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청산해야 할 적폐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시급한 게 실적위주의 '숫자놀음'이다. 외래관광객 유치 1500만 명, 2000만 명 돌파와 같은 슬로건이 목표의 전부여서는 안 된다.

    지난 10년 사이 우리 관광산업은 실제 괄목할 성장을 거둬왔다. 양적으로 놓고 보자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질적 성장, 내실의 문제를 따져 본다면 자화자찬을 할 처지는 못 된다.

    일련의 보여주기식 이벤트와 숫자놀음의 결과는 고스란히 글로벌 경쟁력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관광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인프라구축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실적 위주의 정책에 관광업계의 불만도 무성하다. 대표적인 게 '여행주간'이다. 업계에서는 성수기에 치러지는 여행주간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불만이다. 연중 5월, 10월은 가만히 있어도 관광객이 넘쳐나는 기간일진대 굳이 붐업이 또 필요하냐는 것이다. 이 같은 활성화 대책이 정작 비수기에 이뤄져야 실제 보탬이 될 것이라는 게 아쉬움의 골자다. 그럼에도 '관광주간'을 '여행주간'으로 이름 바꿈을 하거나 그 기간을 늘리는 등 여행주간은 지금도 꿋꿋이 관광 성수기에 진행되고 있다.

    물론 이 같은 대응이 손가락만 빨기보다는 훨씬 낫다. 문제는 효율이다. 더 보탬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제쳐 두고 쉬운 방법을 택하는 것은 성의 부족이다. 물론 비수기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는 여러 제반 여건이 따르지 않는 부분도 존재한다. 그래서 문체부, 국토부, 교육부 등 유관 부처 간 허심탄회한 협업이 절실한 이유다.

    파급효과가 큰 관광산업은 일자리 창출에 효율적인 영역이다. 일자리 공급은 연중 이뤄져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고용창출로 이어지는 법이다. 정규직, 안정된 일자리가 늘면 서비스의 질이 개선되고 더불어 관광객의 만족도도 높아진다. 이는 재방문율 증가로 이어지고, 이것이 바로 관광활성화, 내수경기 진작으로 가는 선순환 구조다.

    이 같은 맥락에서도 지금의 여행주간은 관광비수기의 활성화 수단이 되어야 한다. 관광성수기에 일시적인 일손 부족으로 아르바이트 자리가 늘어나는 것만으로는 관광산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큰 효과를 낼 수가 없다.

    정책은 이렇듯 실질적 효과, 대국적 견지에서 이뤄져야 한다. 자칫 정권과 공직자들의 실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 되어서는 안 된다. 공익정신이 절실한 이유다.

    문재인 정부의 관광정책은 '국민 행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내방객도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명품 관광' 인프라를 일궈갈 것을 주문하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양적성장 이상으로 내실을 다지는 데에 더 공을 들여야 한다. 우리 공무원들의 머릿속에 이제 숫자보다는 '명품화'가 우선의 가치로 자리 잡아야 할 것이다.

    적어도 대한민국에 있어서 관광은 국민의 행복한 삶의 질을 높여주고 일자리 창출에 내수경기활성화까지 이뤄 내야 할 중차대한 산업이다. 그만큼 이를 이끌어 갈 수장의 역할도 중요하다. 곧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내정 될 예정이다. 이번 정부의 중요한 모토인 '사람이 먼저인 나라' 처럼, 숫자보다는 사람이 먼저인 관광정책을 펼 수 있는 장관이기를 바란다. <문화관광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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