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의 기세가 대단하다. '모기입도 비뚤어진다'는 처서(23일)를 넘기고도 한증막 더위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이른 아침 바람은 확연히 달라졌다. 이제 추석도 코앞이니 9월에 접어들면 날씨도 변할 듯싶다.
김형우 문화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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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농악(農樂)은 대단히 친근하다. 비록 도시화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된 마당이라고는 하지만 그간 워낙 학교 교육을 통해서 쉽게 접해 온 덕분이다. 그렇다고 일상에서 흔하게 즐길 수 있는 예술장르는 또 아니다. 그만큼 우리 생활이 다원화 되었고, 공동체의 모습 또한 변모했기 때문이다. 농악은 지난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되면서 또다시 그 가치를 조명 받으며 르네상스기를 맞고 있다.
농악은 우리 전통 사회에서 마을 공동체의 화합과 마을 주민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행해진 집단 공연이자, 민족예술이다. 꽹과리, 징, 장구, 북, 소고 등 타악기를 합주하며 길놀이를 이어가거나 춤사위를 풀어놓는가 하면, 연극도 펼치는 동안 공동체의 바람을 담아내는 일종의 종합 예술이다. 그 기원은 우리 민족의 농경문화가 뿌리 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마을신이나 농사 신을 위한 제사, 봄의 풍농 기원, 가을의 풍농 축제, 액을 ?고 복을 부르는 축원 등에 등장하며 우리 선인들의 삶 속에서 늘 함께 호흡해왔다.
농악이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유는 음악이나 춤 이상으로, 사회문화적 의미와 가치 또한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농악이 농경사회 공동체 생활의 구심점이 되는 한편 우리 문화 정체성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는 점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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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농악은 꽹과리, 징, 북, 장구 등 4가지 악기를 기본으로 태평소(나팔), 상모를 돌리는 소고 잡이, 잡색(연기자)이 포함된다. 꽹과리와 장구가 주요 리듬을 연주하고, 징과 북은 단순한 리듬으로 음악의 강세를 이끄는 역할을 한다. 특히 연극은 탈을 쓰거나 특별한 옷차림을 한 잡색들에 의해 진행되는데, 무동놀이나 버나돌리기와 같은 기예도 함께 선보였다.
한편 농악은 각 공동체의 고유한 예술 감각을 담고 있다. 때문에 마을마다 다르고 지역적 특징도 뚜렷하다. 따라서 웃다리(경기, 충청), 영동(강원), 영남, 호남좌도, 호남 우도 등 5개 문화권으로 나누기도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농악은 총 6종목으로, 진주-삼천포농악(제11-1호), 평택농악(제11-2호), 이리농악(제11-3호), 강릉농악(제11-4호), 임실필봉농악(제11-5호), 구례잔수농악(제11-6호) 등이다.
◆대한민국 대표 농악 '임실 필봉농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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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 같은 결실은 수많은 필봉굿 명인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다.
전판이-이화춘-박학삼-송주호-양순용-양진성으로 이어지는 필봉굿 전승계보의 중심에는 인간문화재로 활동하다 타계한 상쇠 양순용 이라는 전설적인 명인이 있었다. 필봉마을 출신의 양순용은 허튼가락과 부들상모의 명인으로, 지금껏 전해오는 필봉굿의 정리와 체계를 마련한 장본인이다.
필봉농악은 현재 6대 상쇠인 인간문화재 양진성 씨가 보존회장을 맡고 있다. 필봉굿의 보존 전승을 위한 교육, 공연, 체험 등 다양하고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해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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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표적인 필봉농악으로는 '필봉정월대보름굿 축제'를 꼽을 수 있다. 기굿을 시작으로 당산굿, 샘굿, 마당밟이로 이어가면서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한다. 저녁이 되면 풍물굿의 재미와 신명이 두드러지는 푸진 판굿이 펼쳐진다. 참가자들의 한 해 소망을 담은 달집을 태우며 새로운 한 해와 새로운 복을 맞이하는 대동놀이 굿판으로 마무리 된다. 마을굿 본연의 가치와 형태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어 우리의 전통적인 정월대보름굿의 원형을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축제로 평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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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봉문화촌 취락원 한옥야외무대에서는 필봉마을 사람들의 푸진삶·푸진굿 이야기를 창작음악극으로 무대에 올리는 '웰컴투중벵이골' 공연(5~9월)도 펼쳐진다. 마을의 이야기를 마을 사람들이 무대에 올리는 공연이다.
지역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하여 기획된 상설공연 '필봉GOOD보러 가세'(5~9월)에서는 전통문화에 기반을 둔 새롭고 참신한 창작국악공연을 선보인다.
◆필봉농악 어디서 맛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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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봉한옥스테이 '취락원'에서는 한옥의 품격과 정취를 맛볼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한 한옥스테이 시설로 필봉굿 역사관, 굿cafe, 작은 도서관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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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과 아동, "Let's Go!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서" '임실필봉농악' 탐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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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노인종합복지관 어르신 15명, 성암지역아동센터 아동 15명 등 총 30명이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세계유산 중 하나인 임실필봉농악을 체험하기 위해 전북 임실로 무형문화유산 탐방에 나선 것.
금번 탐방 프로그램은 1·3세대가 함께하여 문화적 소외감을 극복하고 노인과 아동-청소년의 세대 간 교류 확장을 통한 '세대공감'을 이끌어내는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본격 세계인류무형문화탐방에 앞서 어르신과 아동은 지난 달 말 사전모임으로 친밀감 형성을 위한 친목도모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는 친교의 과정을 가졌고, 우리나라 무형문화재인 필봉굿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배움의 시간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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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우리 무형문화재와 문화재의 소중함에 대해 배우며 전통 천연염색도 체험했다. 다음은 필봉문화촌 대강당에서 1-3세대 통합 레크리에이션을 실시, 서로가 하나 되는 즐거운 교유의 시간을 가졌다.
이튿날 이번 여정의 하이라이트인 필봉농악을 배우고 체험하는 시간. 마을에서 전승되고 있는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 제11-5호 필봉굿의 역사를 설명 듣고, 관람하며 필봉농악의 매력에 푹 젖어 들었다.
이번 무형문화재 탐방에 참여 한 한 어르신은 "지금껏 살아오며 이런 멋진 공연은 처음"이라고 감탄을 연발했다. 필봉굿 공연이 끝나고 다 함께 전통장단에 춤을 추면서 흥겨운 필봉농악 체험 시간을 마무리했다.
이후 임실의 유명한 체험 관광지인 '임실치즈테마파크'를 찾았다. 공원에서 대형미끄럼틀을 타면서 어르신들은 옛날 동심으로 빠져 들었고, 아이들도 주변 놀이공원에서 신나는 여가를 즐겼다. 치즈만들기 체험장에서는 어르신과 아동들이 함께 치즈를 만들며 여름날의 추억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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