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문채원은 어떻게 시청률 보증 수표가 됐나?

사진=KBS

"시청률 보증 수표의 비결은?"

했다 하면 잘 된다. 말 그대로 시청률 보증 수표다. KBS 월화극 '굿닥터'의 시청률 1위 행진을 이끌고 있는 주원-문채원 커플의 얘기다.

'굿닥터'는 지난 8월 5일부터 전파를 타기 시작했다. 성에 차지 않는 출발이었다. 10.9%의 시청률(닐슨코리아). 하지만 주연 배우인 주원과 문채원의 활약 속에 상승세를 탔고, 20%대를 돌파했다. 한 자릿수 시청률에 머물러 있는 동시간대 경쟁작들(MBC '불의 여신 정이', SBS '수상한 가정부')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주원의 '흥행 불패'는 지난 2010년 방송된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부터 시작됐다. 당시 이 드라마는 5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2012년 2월 종영한 KBS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역시 주원의 히트작. 30%가 넘는 시청률로 인기몰이를 했다. 또 지난해 9월 종영한 KBS 드라마 '각시탈' 역시 2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문채원의 흥행 행진도 만만치 않다. 문채원은 '굿닥터'를 통해 시청률 20%를 넘겼던 '공주의 남자'와 온오프라인에서 뜨거운 화제를 모았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 이어 3연타석 히트에 성공했다.

그렇다면 이 두사람이 시청률 보증 수표로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뭔가 비결이 있지 않을까?

먼저 주원의 경우를 보자. '굿닥터'는 대학병원 소아외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전문의들의 이야기를 담은 메디컬 드라마다. 주인공으로는 서번트 증후군(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특정 영역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증후군)을 진단 받은 레지던트 1년차 박시온이란 인물이 등장한다. 고정 시청층을 확보할 수 있는 메디컬 드라마인데다가 국내의 다른 드라마에선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독특한 캐릭터의 주인공을 내세웠다. 이 때문에 캐스팅이 확정되기 전부터 연예계의 관심이 높았다. 소속 연기자를 출연시키고 싶다고 말하는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이 많은 편이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로 "우리 연기자는 출연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관계자들도 있었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배우의 이미지 문제였다. 잘생긴 '왕자님 이미지'로 알려진 배우들의 경우 장애를 앓는 주인공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것. 또 이 드라마를 통해 이미지가 잘못 굳어지게 되면 CF 출연 제의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주원은 이런 캐릭터를 마다하지 않았다. '굿닥터'의 박시온은 자폐 성향의 발달장애를 앓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표현해내기 쉽지 않은 캐릭터다. 그러나 주원은 나이답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주면서 이것을 극복했다. '각시탈'에서 고난도 액션 연기를 선보였던 주원이 이번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 역시 눈에 띄었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확실한 '시청 포인트'가 있었다는 뜻이다.

문채원의 경우엔 작품 선택의 안목이 돋보인다. 문채원의 최근 출연작들을 잘 살펴보자. '공주의 남자'에 이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와 '굿닥터'까지. 사실 여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드라마들은 아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선 꽃미남 배우 송중기가 뜨거운 인기를 얻었고, '굿닥터' 역시 박시온 역의 주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배우들은 경우에 따라 스스로가 돋보이고 싶은 욕심 때문에 남자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드라마 출연을 고사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채원은 주어진 환경 속에서 적절히 자신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매 작품마다 연기자로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존재감을 나타냈다는 평가. 자신이 얼마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느냐에 얽매이기 보다는 매력적인 시나리오와 캐릭터에 집중했던 것이 '시청률 보증 수표'가 되는 데 도움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주원이 이제 스물 여섯, 문채원이 스물 일곱이다. 아직 배우로서 갈 길이 많다는 얘기다. 두 사람이 30, 40대가 돼서도 흥행 신화를 써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해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