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NC 이재학, 신인왕 9부 능선 넘었다

    기사입력 2013-10-02 05:58:19



    NC의 토종 에이스, 이재학이 시즌 10승을 달성했다. 신인왕에 성큼 다가갔다.

    이재학은 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7이닝 2실점했다. 팀이 6대2로 승리하면서 시즌 10승(5패)째를 따냈다. 투구수는 105개. 홈런 1개 포함 3안타 1볼넷을 허용했지만, 7개의 탈삼진을 잡아냈다. 홈런으로 인한 2실점 외엔 점수를 내주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은 2.90에서 2.88로 내렸다. 여전히 토종 투수 1위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넥센 타선은 이재학의 주무기인 서클체인지업을 충분히 대비하고 나왔다. 사실 화끈한 공격력을 자랑하는 넥센은 올시즌 이재학만 만나면 작아졌다. 이재학은 넥센전 3경기서 2승 평균자책점 0.90으로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20이닝을 던지면서 단 2점만을 허용했다.

    이재학의 체인지업에 배트가 성급하게 나오는 게 문제였다. 실제로 넥센 염경엽 감독은 이재학에게 계속 해서 고전하자 시즌 중반 코치진에게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재학의 체인지업에 당하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이번엔 넥센 타자들이 단단히 벼르고 나왔다. 경기 초반 이재학과 김태군 배터리는 평소처럼 스트라이크 낮은 쪽으로 영점을 잡았다. 직구는 물론, 낮게 오다 더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배가되는 지점. 상대 타자의 헛스윙이나 내야 땅볼을 유도하기 최적의 코스다.

    하지만 이날 넥센 타자들의 방망이는 잘 나오지 않았다. 무릎 높이 아래의 공은 잘 참아냈다. NC 배터리는 당황했다. 결국 2회초 선두타자 박병호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1사 후 강정호에게 선제 투런홈런을 맞았다. 직구와 체인지업이 통하지 않자 꺼내 든 슬라이더가 다소 밋밋했다. 강정호의 배트 중심에 정확히 걸려 버렸다.

    하지만 이재학과 김태군 배터리는 영리했다. 룸메이트로 함께 방을 쓰면서 시즌 내내 찰떡 궁합을 과시한 만큼, 재빠르게 패턴을 바꿨다. 낮은 코스의 공에 배트가 안 나오자, 적극적으로 높은 공을 던졌다. 스트라이크존 위로 들어가는 완벽한 '하이볼'도 많았다. 넥센 타자들의 배트가 나오기 시작하자, 이재학은 신이 났다.

    3회 1사 후 서건창에게 2루수 앞 내야안타를 맞은 뒤, 견제 실책으로 1사 2루 위기에 처했지만 추가 실점을 막았다. 문우람을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 세운 뒤, 몸쪽 직구로 이택근을 유격수 앞 땅볼로 요리했다.

    4회를 삼자범퇴로 마친 뒤, 5회엔 1사 후 유한준에게 몸쪽 직구를 던지다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하지만 허도환과 김지수를 연속해서 내야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5회말 NC가 나성범의 3점홈런으로 4-2 역전에 성공하자, 이재학은 어깨의 짐을 덜었다. 초반 고전하면서 패전 위기에 놓였지만, 타선이 승리투수 요건을 만들어줬다. 힘을 낸 이재학은 6회와 7회를 삼자범퇴로 마쳤다. 직구의 높낮이를 적절하게 활용하면서 가뿐하게 경기를 마쳤다.

    이재학은 이날 자신 있는 직구로 승부를 봤다. 105개의 공 중 65개가 직구. 직구 최고구속은 142㎞에 불과했지만, 직구 자체에 회전력이 엄청나 마치 무브먼트가 큰 변화구 같은 효과를 냈다. 체인지업은 30개, 슬라이더는 10개 던졌다.

    이재학은 모처럼 팀 타선의 득점지원을 받으면서 10승을 달성할 수 있었다. 임창민과 손민한은 8,9회를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지켜줬다.

    경기 후 이재학은 "솔직히 어제 (유)희관이형이 10승을 해서 부담이 됐다. 하지만 코칭스태프께서 마음을 편히 먹고 하던대로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그것만 기억하고 던졌다"며 웃었다.

    이날 경기는 이재학의 올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다. 마지막 도전에서 10승을 채운 것이다. 동료들도 모두 한 마음으로 이재학을 도왔다. 역전 홈런을 친 나성범은 "꼭 신인왕 먹어라"라며 격려했고, 권희동은 "상대가 잘 밀어치니 내쪽으로 타구 많이 보내라. 다 잡아줄게"라며 경기 전부터 이재학을 안심시켰다.

    이재학은 "마지막이란 생각에 준비할 때부터 부담도 됐다. 하지만 진짜 이기고 싶었다. NC에 오면서 감독님께서 많은 기회도 주시고, 투수코치님께서 투구 메커니즘을 잡히게 해주셨다. 그 덕에 마운드에서 내 공을 던지게 됐다. 이번 비시즌 때도 슬라이더를 더 다듬는 등, 상대 대비에 지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창원=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NC 이재학.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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