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양의 대반전 '알브라더스'알렉스-알미르를 만나다

    기사입력 2013-09-10 07:07:46

    알브라더스22
    ◇고양 Hi의 기적을 이끄는 브라질 듀오 공격수, '알브라더스' 알렉스(왼쪽)와 알미르가 9일 이태원 브라질 레스토랑 앞에서 엄지를 치켜든 채 포즈를 취했다.  전영지 기자
    K-리그 챌린지 고양 Hi의 약진이 눈부시다. 브라질 출신 '알브라더스' 알렉스(25)-알미르(28)의 대반전이다. 지난 17라운드까지 2승에 그쳤던 고양이 18라운드 이후 파죽의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최하위권을 헤매던 랭킹이 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올가을, K-리그 최대 미스터리이자 핫이슈다. 9일 점심 서울 이태원 브라질 레스토랑, 웃는 얼굴의 '알브라더스'와 마주했다. 전날 광주FC전에서 알렉스는 1골3도움을 기록했다. 알미르도 1골을 추가했다. 알렉스는 최근 5경기 7골3도움이다. 7월 고양 유니폼을 입은 알미르는 8경기에서 3골3도움을 기록중이다. 팀은 6연승, K-리그 챌린지 최다연승 기록을 수립했다. "대단하다. 믿을 수 없다"는 칭찬에 "왜 믿을 수 없냐"고 반문했다. 자신감이 넘쳤다.

    알렉스알미르브라질식당-vert
    ◇'알브라더스' 알렉스(왼쪽)와 알미르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늘 함께한다. 유쾌하고 긍정적인 이들은 눈빛으로 통하는 사이다. 경기후 쉬는 날이면 함께 이태원 브라질 레스토랑에서 고향 음식을 먹으며 체력을 충전한다. 브라질식 고기 요리를 서로의 접시에 얹어주는 막역한 우정을 과시했다. K-리그 챌린지 고양Hi의 후반기 대반전, 이유는 이들의 환상 팀워크다.
    '알브라더스'의 대반전

    브라질 공격수 알미르는 지난 7월13일 잊지못할 데뷔전을 치렀다. 전반기 마지막 경찰청전 알렉스와 함께 후반 교체투입됐다. 0대8로 대패했다. 알렉스는 "축구를 하며 이렇게 진 적은 처음이었다"고 했다. 경기가 끝난 후 엉엉 울었다.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사흘동안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데뷔전을 망쳐버린 알미르로선 더욱 충격이 컸다. "가족에게 전화해 데뷔전에서 0대8로 졌다고 이야기하는데 정말 창피하고 속상했다"고 했다.

    쓰라린 패배는 결과적으로 '알브라더스'에게도 고양에게도 '약'이 됐다. 후반기 시작을 앞두고 선수들은 독해졌다. 대반전이 시작됐다. 후반기 첫경기인 8월4일 광주FC전 알미르는 전반 4분 선제골로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8월10일 상주상무전에서 알미르와 알렉스가 첫골을 합작했다. 1대0으로 이겼다. 이후 고양은 승승장구했다. 알미르는 "그날 이후 가족들에게 매주 이겼다고 얘기하고 있다"며 웃었다. 알렉스는 "광주전에서 승리한 이후 매경기 강해지고 있다고 느낀다"고 했다. 폭발적인 스피드로 측면을 누비는 알미르와 섀도 스트라이커로 중앙을 휘젓는 알렉스는 눈빛으로 통한다. 알미르의 3도움(상주, 충주, 수원FC전)은 모두 알렉스를 향했다. 가족을 브라질에 두고온 이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서로를 믿고 의지한다. 쉬는 날이면 이태원 브라질식당에서 밥을 먹고, 쇼핑을 즐긴다. "잠만 함께 자지 않을 뿐 늘 함께한다"고 했다. 식사 내내 서로의 접시에 고기를 얹어주는 모습이 정겨웠다.

    후반기 반전의 비결이 '알브라더스' 효과 아니냐는 말에 당사자들은 오히려 정색했다. "축구는 11명이 함께하는 것이다. 골키퍼도 있고 수비수도 있다. 둘이서 하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크게 한 것은 없고 그냥 골을 좀 넣었을 뿐"이라는 겸손한(?) 대답에 웃음이 터졌다. "매경기 끊임없이 연구해 맞춤형 전략을 내세우는 이영무 감독님의 전술 덕분"이라며 동료와 사령탑에게 공을 돌렸다.

    연승 행진은 계속된다

    알렉스와 알미르는 K-리그에 대한 애정이 같하다. 알렉스는 김치찌개를 좋아한다. 웬만한 한국말은 곧잘 알아듣는다. 두 선수 모두 'U턴'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알렉스는 2010~2011년 내셔널리그 울산미포조선에서 펄펄 날았다. 50경기 19득점 4도움을 기록했다. 2011년 울산현대미포조선을 7년만에 내셔널축구선수권 정상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이다. 이 대회 MVP에 선정됐다. 2010년 득점왕에 올랐고, 2011년 내셔널리그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12년 브라질리그로 떠났던 알렉스는 1년만에 한국으로 돌아왔다. 알미르는 2008년 경남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조광래 감독의 러브콜을 받았다. 운이 따르지 않았다. 3경기만에 발목을 다쳤고, 몸이 채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라운드에 나서며 제기량을 보여주지 못했다. 브라질 2부리그 우승을 이끈 직후 다시 K-리그의 러브콜을 받았다. 선수로서 자존심을 걸고 다시 돌아왔다. "한국이 정말 좋다. K-리그에서 은퇴하는 것이 꿈"이라고 입을 모았다.

    가족 이상인 '알브라더스'에게 서로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알렉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알미르는 해피 바이러스가 넘친다. 하루종일 웃는 얼굴이다. 그라운드에서도 늘 알미르를 찾게 된다. 공을 잡으면 알아서 해결하고, 안되면 파울이라도 얻어낸다. 무엇보다 내게 좋은 패스를 잘 찔러줘서 고맙다. 올해말 브라질에서 있을 알미르의 결혼식엔 꼭 참석할 것"이라며 웃었다. 알미르가 화답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알렉스가 빨래하는 법도 가르쳐주고 생활용품도 사줬다. 알렉스는 정말 좋은 선수다. 득점왕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도울 것"이라고 했다. 12골을 기록한 알렉스는 이근호(상주상무·13골)에 이어 리그 득점 2위를 달리고 있다.

    14일 홈에서 선두 경찰축구단과 맞대결을 펼친다. 2달전인 7월13일, 눈물을 쏟았던 0대8의 수모를 기억하고 있다. '와신상담' 설욕을 다짐했다. 경찰청을 넘어 K-리그 챌린지 '기적 우승'을 꿈꾸고 있다. 파죽지세다. 1위 경찰축구단의 승점은 51, 4위 고양의 승점은 31이다. 쉽지 않은 꿈이지만"남은 12경기에서 전승할 것"이라는 '알브라더스'의 공언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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