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숙' 서정원과 최용수, 슈퍼매치 묘책은

    기사입력 2013-04-12 08:44:59



    아시아 최고의 더비(Asia's top derby), 슈퍼매치, K-리그의 A매치, 클래식 더비 등 수식어부터 홍수를 이룬다.

    A매치의 인기를 뛰어넘은 지 오래다. 지난해 4차례 정규리그 빅뱅의 평균 관중은 무려 4만4960명이었다. 두 팀이 만나면 흥분으로 채색된다. 마음가짐이 달라진다.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전사로 변신한다.

    올시즌 첫 그 날이 왔다. 수원과 FC서울이 14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충돌한다. 2013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6라운드다.

    "전쟁에 나선다는 각오로 경기에 임하겠다", "전력을 다해 죽을때까지 뛰겠다". 수원의 수문장 정성룡과 해결사 정대세의 출사표다. 서울 선수들도 더 이상 "묻지 마!"란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서울은 지난해 11월 수원전 7연패(K-리그와 FA컵)의 사슬을 끊고 1대1로 비겼지만 여전히 비교가 안된다. 8경기 동안 승리가 없다.

    분위기는 또 다르다. 지난해는 서울이 늘 순위에서 앞서 있었다. 올해는 수원이 승점 12점(4승1패)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반면 서울은 클래식에서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3무2패(승점 3)로 10위에 처져있다. 총성없는 전쟁, 일요일의 주인공은 어느 팀이 될까.

    혈투의 역사

    혈투의 역사는 지지대 더비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수원이 창단할 당시 서울은 안양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두 도시 사이에는 지지대 고개가 있었다. 팬들은 경기를 보러 가기 위해서 지지대 고개를 넘어야만 했다. 이 때문에 '지지대 더비'로 불렸다.

    양 팀이 틀어진 것은 1997년부터였다. 창단 첫 해 K-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수원은 코칭스태프 분열 사태를 겪었다. 당시 김 호 감독과 조광래 코치는 불화를 겪은 뒤 1997년 결별했다. 1999년 조 코치는 안양의 감독이 됐다. 그해 김 감독이 이끄는 수원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듬해는 조 감독의 안양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포터들 사이의 대립도 양 팀의 골을 깊게 만들었다. 2002년 안양 서포터들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살아있는 닭을 던지며 도발했다. 수원은 '치토스 먹는 날'이라는 걸개를 들어올렸다. 안양 치타스를 과자인 치토스에 빗댄 말이었다.

    2004년 서울의 연고 이전은 결정적이었다. 수원 서포터들은 서울을 극도로 비난하고 나섰다. 특유의 '안티 응원가'를 부르며 서울을 도발했다. 2006년에는 수원 서포터가 3층 관중석에 불을 지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2007년 서울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서울과 수원의 2군 경기에서도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에 뛰던 안정환이 서울 서포터의 인신공격을 견디다 못해 관중석으로 돌진하는 사건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프런트간의 충돌로 경찰 조사까지 받았다.

    서정원과 최용수, 알고보면 '앙숙'

    서정원 수원 감독(43)과 최용수 서울 감독(42)은 알고보면 '앙숙'이다. 대학 때부터 라이벌이었다. 서 감독은 고려대 88학번, 최 감독은 연세대 90학번이다. 2년간 맞수 대결을 펼쳤다. 대학시절 서 감독이 더 화려했다. 프로 입단 당시 최대어로 주목받았다. 반면 최 감독은 '미완의 대기'였다. 드래프트 2순위로 K-리그에 발을 들여놓았다.

    프로에서 출발은 동색이었다. 둘다 서울의 전신인 LG에서 발걸음을 뗐다. 서 감독은 1992년, 최 감독은 1994년 입단했다. 최 감독은 첫 해 신인상을 거머쥐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최 감독이 상무에 입대하기 전인 1996년까지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1999년 운명이 달라졌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1년간 뛴 서 감독은 친정팀이 아닌 수원에 둥지를 틀었다.

    LG는 서 감독의 배신에 발끈했고, 법적 소송까지 벌였다. 서울이 승소했다. 최 감독은 20년 가까이 흐른 현재까지 서울을 지키고 있다. 둘은 1998년 프랑스월드컵 당시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하지만 수원과 서울의 상징이기에 가까워질 수 없었다.

    서 감독은 "선수때부터 뛰어왔다. 작년에도 수석코치로 슈퍼매치를 소화했다. 특별히 슈퍼매치라고 해서 긴장되는 것은 없다"며 "서울은 클래식에서 승리가 없다. 최용수 감독도 부담될 것"이라고 긁었다. 최 감독은 말이 필요 없단다.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슈퍼매치의 묘책

    수원과 서울 모두 바라는 것은 승점 3점이다. 서로 상대를 누를 수 있는 묘책을 준비하고 있다. 수원의 필승 카드는 '터프함'이다. 수원은 서울만 만나면 거칠어졌다. 서울이 연고이전을 감행한 2004년 이후 9시즌 동안 열린 30번의 리그 경기에서 수원은 15승7무8패를 기록했다. 묘하게도 경기당 평균 반칙수는 수원이 21.36개로 17.23개의 서울을 압도했다.

    승리한 15번의 리그 경기에서 수원이 서울보다 더 적은 반칙으로 승리한 것은 단 2번에 불과하다. 서울을 거칠게 다루면서 기선을 제압하는 것이 수원에게는 일종의 '슈퍼매치 승리 방정식'인 셈이다. 다만 수원이 올 시즌에도 '승리 방정식'을 그대로 적용할 지는 알 수 없다. 올시즌 수원은 얌전해졌다. 서 감독은 짧은 패스와 기술적인 움직임을 위주로 하는 '예쁜 축구'를 구사한다. 경기당 평균 반칙수도 지난해 21.39개에서 17.2개로 줄었다.

    서울의 묘책은 평정심이다. 클래식에서 1승도 올리지 못했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서울이 우세하다는 평가다. 지나친 긴장과 조급함은 경기를 거스를 수 있다. 수원은 기복이 심하다. 최 감독은 그 틈새를 파고들 계획이다. 무너진 수비밸런스도 수원전에서 제대로 잡을 예정이다. 서울이 자존심을 회복을 위해서는 수원전에서 부진한 데얀도 늪에서 탈출해야 한다.
    김성원 이 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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