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일본 유후인'으로 떠나는 '명품 료칸 기행'

기사입력 2013-01-01 18:52:47

요즘 겨울 추위가 매섭다. 지구 온난화의 역습 탓이다. 한파에 폭설까지 동반되니 몸과 마음마저 잔뜩 움츠러든다. 한 해를 시작하는 즈음 온 몸에 원기를 불어 넣어 줄 수 있는 여행테마로는 온천욕이 제격이다. 거기에 미식과 럭셔리 환대체험 까지 경험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 일본 규슈의 조용한 온천마을 유후인으로 발길을 옮기자면 이 같은 원기충전의 웰빙 여정이 가능하다.

규슈지방 온천욕의 대명사격인 유후인은 일본의 대자연과 전통문화, 미식에 이르기까지 총체적 매력을 맛볼 수 있는 보기 드문 여행지다. 특히 일본인들의 로망 '니혼노아시타바 료칸'은 조용한 침잠의 시간을 보내기에 그만이다.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적막한 삼나무 숲 속 노천탕에 몸을 담그자면 과연 휴식의 진수를 실감케 된다.
유후인(일본)=글·사진 김형우 여행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

◇'니혼노아시타바 료칸'은 조용한 침잠의 시간을 보내기에 그만이다.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적막한 삼나무 숲 속 노천탕에 몸을 담그자면 새삼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의미가 떠올려진다. 눈 덮인 삼나무숲, 대나무 숲의 차갑고 청명한 기운과 뜨끈한 온천수의 조화가 노천욕의 묘미를 더해준다.
◆유후인 최고의 매력 '니혼노아시타바 료칸'에서의 하룻밤

유후인 여행은 단순한 온천관광만이 아니다. 일본 료칸 기행의 매력을 함께 맛보는데에도 있다. 유후인의 대표 럭셔리 료칸 '니혼노아시타바'는 운젠다케의 '한즈이료', 니가타의 '류곤'과 더불어 일본인들 사이 로망 료칸으로 통하는 곳이다.

'니혼노아시타바'는 접근성도 좋다. 유후인 역에서 택시로 7분 거리의 숲속에 자리하고 있다. 산 한 쪽면을 료칸이 차지하고 있어 그만큼 넉넉하고 프라이빗한 공간이다. 너른 숲속에 10동의 별채가 군데군데 박혀 있는데다 욕탕 또한 전세탕으로 운영되고 있어 오붓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구조다.

료칸의 역사는 17년에 불과하지만 건물과 조경만큼은 고풍스럽다. 일본 도호쿠지방의 250년 된 사무라이의 저택 등을 이건해 놓아 운치를 더한다. 특히 빼어난 풍치로 각종 영화, 드라마의 촬영 배경지로도 유명하다. 특히 한국 관광객에게는 드라마 '난폭한 로맨스(이동욱-이시영 주연)'의 촬영지로 익숙한 곳이기도 하다.

오카미상(료칸 여주인)의 문화 예술적 감각도 니혼노아시타바 곳곳에 녹아있다. 우선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익힌 안목으로 외국 관광객을 맞는 세련된 매너가 돋보인다. 또한 각 나라에서 수집한 기념품과 직접 디자인한 수공예품으로 아트 숍도 운영하고 있어 품격을 더한다.

니혼노아시타바의 웰컴다과
무라타, 카메노이벳소, 타마노유 등과 함께 유후인 명문 료칸으로 꼽히는 니혼노아시타바는 과연 '극진한 환대'가 무엇인지를 실감케하는 곳이다. 로비에 들어서면 오카미, 나카이상(객실담당직원)이 일본료칸 특유의 친절한 태도로 손님을 맞는다. 앙증맞은 간식거리와 웰컴드링크를 맛보며 료칸 전반에 대해 오카미상의 설명을 듣는다. 이후 나카이상의 안내로 객실과 온천 구경에 나선다.

숲속에 별채로 자리하고 있는 니혼노아시타바 객사.
하나의 일본 전통 민속촌처럼 꾸며진 '니혼노 아시타바'에는 고풍스러운 객실과 다양한 노천탕, 식당, 바, 커피숍, 아트숍 등의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마치 마실을 다니듯 옮겨 다니며 료칸의 진가를 즐길 수 있다. 특히 전통 가옥의 다다미방 객실은 푸근함 그 자체다. 긴 겨울밤 뜨끈하게 덥혀진 고다츠에 발을 묻고 나누는 정담도 색다른 추억거리다.

니혼노아시타바 의 복도 풍경.
▶눈 내린 숲속에서 즐기는 최고의 여유 '노천욕'

노천탕은 료칸의 품격을 상징한다. 니혼노아시타바 역시 명성을 실감할 만한 노천탕을 갖추고 있다. 삼나무 ?? 속의 대노천탕(大露天風呂)과 대나무 숲 속에 자리한 노천탕(竹林風呂), 그리고 6개의 작은 노천탕이 있다. 규모는 제 각각이지만 이들 모두 개인 독탕으로 운영된다.

노천탕을 찾는 투숙객들.
오카미상이 직접 디자인했다는 유카타로 옷을 갈아입고 노천 욕에 나선다. 마침 유후인지방에는 한겨울에도 흔치 않다는 눈이 소담스럽게 내려 노천탕이 운치를 더한다. 이곳의 노천탕은 먼저 이용하는 사람이 임자다. '입욕중'이라고 팻말을 돌려놓고 들어가면 아무도 들어갈 수가 없다. 대노천탕은 열 명이 너끈히 들어갈 수 있는 규모다. 대나무숲 노천탕도 3~4명은 이용할 수가 있다. 나머지 탕들은 두어 명이 적당하다. 탕마다 탈의-세면장이 달려 있어 편리하다.

대노천탕 입욕중 팻말. 입욕에 들어가며 입구의 팻말을 돌려 놓으면 다른 사람이 들어 올 수 없다.
이시부로(돌탕) 대온천탕에 몸을 담그니 '두한족열(頭寒足熱)'의 의미가 떠올려진다. 눈 덮인 삼나무숲, 대나무 숲의 차갑고 청명한 기운과 뜨끈한 온천수의 조화가 노천욕의 묘미를 더해준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힌 땀방울을 닦아 내자니 삼나무 위에 얹혀 있던 한 줌의 휜 눈이 어깨 위로 흩뿌려 지며 한겨울 노천탕에 앉아 있음을 실감케 한다. 노천탕 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유후다케의 설경도 압권이다. 가을이면 고운 단풍이, 여름엔 녹음이 진경이다.

눈 내리는 날 대나무숲 노천욕의 묘미가 색다르다.
노천탕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자니 손이 시리다. 이때 만난 요긴한 손난로가 있다. 길가 온천우물에 담긴 삶은 달걀이다. 뜨끈한 온센다마고(온천달걀)를 집어 들고 주머니 속에 품으니 손난로가 따로 없다, 온천수의 유황성분 덕분에 몸에도 좋다는데 맛 또한 별미다.

대노천탕, 대나무숲 노천탕은 자정이면 문을 닫지만 나머지 탕은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온센다마고
▶료칸 기행의 백미 '가이세키요리'

료칸 기행의 묘미는 음식에도 있다. 이른바 가이세키요리(會席料理)가 그것이다. 에도시대부터 시작된 일본의 정식 요리인 혼젠요리를 간단하게 변형한 것이다. 계절 식을 기본으로, 같은 재료, 같은 요리법, 같은 맛이 중복되지 않도록 차려낸다. 또 음식의 맛, 색깔, 모양을 고려하고, 그릇의 모양과 재질도 함께 감안해 준비한다.

니혼노아시타바 료칸의 가이세키요리는 이 고장의 신선한 야채를 이용한 웰빙푸드가 특징이다.
니혼노 아시타바 료칸의 가이세키요리는 이 집 만의 독특함이 배어 있다. 정통에서는 살짝 비켜난 오카미상의 개성과 창작이 가미된 웰빙식단이다. 10여 가지 코스가 이어지는 가이세키요리는 현란함 그 자체다. 전채 모둠과 양파수프에 이어 토종닭으로 요리한 치리토리나베(전골)가 나왔다. 전골냄비가 마치 쓰레받기처럼 납작하다고 해서 얻은 명칭이다. 오이타 현에서 생산한 '와규'인 분고규 스테이크가 메인요리다. 목련 잎으로 싼 송어 약선 구이와 뿌리채소 위주로 만든 경단도 별미다. 특히 이 집 가이세키요리는 다양한 유기농 신선야채가 돋보인다. 기름진 흰쌀밥과 개운한 미소 된장국이 마무리다. 그야말로 생소한 진미가 마치 하나의 작품처럼 아기자기한 그릇에 담겨져 나왔다. 말 그대로 성찬이다. 처음 뭣 모르고 "이렇게 귀한 것을" 하며 황송한 마음에 싹싹 비우다 보면 중간쯤 가서 후회하게 된다. 갈수록 더 진미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때문에 고급 료칸의 가이세키 요리를 접할 때에는 좀 더 느긋하게, 음식 맛을 보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 일본 사람들은 적게 담고, 조금 먹는다는 속설을 뒤엎는 상차림을 제대로 경험하게 된다.

아침식사
아침 식사도 맛나다. 예약한 시간에 먹게 되는데, 다양한 제철 야채와 무즙 나또가 특징이다. 감자 샐러드, 두부 부침, 온센다마고, 부드러운 연어구이, 밥과 국, 장아찌 등이 함께 상에 오른다.



◆동화마을 같은 '유후인 한바퀴'

긴린코 호수
▶온천 호수 긴린코 =유후인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다. 호수에서 잉어가 뛰어오를 때 그 비늘이 금색으로 보인다고 해서 이 같은 이름을 얻었다. 차갑고 따뜻한 온천수가 흐르는 자그마한 호수로, 겨울에도 수온이 높아 이른 아침에는 자욱한 물안개가 피어올라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호수 가장자리 나무데크는 사진 촬영 포인트가 된다. 호수와 유후다케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할 수 있다. 호수 주변에는 소바집과 멋진 카페도 즐비하다.

▶유노츠보 거리

유노츠보 거리
유후인역 인근에 자리한 대표적 관광거리이다. 일본 전통분위기를 살려 마치 동화속 마을처럼 예쁘게 꾸며 두었다. 기념품 가게, 과자-케이크 등 미식거리 숍과 카페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메이지 시대 양식의 가옥이며, 저마다 특색 있는 가게가 풍성한 눈요깃감이다. 테디베어 가게, 잼 공방, 토토로부터 헬로 키티까지 각종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상점, 아름다운 그림을 전시한 미술관, 전통 있는 작은 카페 등 곳곳에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풍경이 펼쳐진다. 마치 '전통 마을'처럼 꾸민 '새로운 마을'인 셈이다. 마을 전체를 걸어서 꼼꼼하게 돌아본다 해도 반나절이 채 걸리지 않는다.

유노츠보 거리를 메우는 인파의 대부분은 일본사람들이다. 현지인들에게 인기 있는 여행지, 사랑받는 관광코스가 외국인들에게도 명품 여행지가 될 수 있음을 제대로 보여주는 경우다

▶미식 천국 '유후인'

소바
유후인 거리를 느릿하게 걷다보면 곳곳에 미식 맛집이 자리하고 있어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한결 같이 구미가 당기는 것들이다. 그 중 롤케이크 전문점 '유후후'에서는 부드러운 롤 케이크뿐만 아니라 커피와 샌드위치, 신선한 우유와 계란으로 만든 푸딩도 맛 볼 수 있다. 유노츠보 거리 의 금상고로케도 유명 맛집이다. 갓 튀겨 바삭한 튀김옷 안에 고구마, 감자 등 부드럽고 달콤고소한 소가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 열차여행의 즐거움 '유후인노모리 에키벤'
유후인노모리
온천여행의 대명사격인 규슈지방은 일본 철도여행의 묘미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곳이다. 후쿠오카에서 유후인을 오가는 교통편으로는 관광열차 '유후인노모리'가 인기다. 전 칸 지정석으로 하루 6번 예약 운행한다. 3일 권이 7000엔이며, 편도 2시간 정도 걸린다.

관광열차의 또 다른 재미는 '에키벤' 체험. 열차속의 작은 성찬이라 할 수 있는 에키벤은 기차역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도시락이다. 각 지방 특유의 제철 식재료로 조리한 다양한 토속 별미를 반합에 담아 철도 여행 중 맛볼 수 있는 재미난 식도락 아이템이다. 에키벤(驛弁)은 역을 뜻하는 일본말 '에키(驛)'와 도시락을 의미하는 '벤토(弁當)'의 합성어다. 일본 에키벤의 역사는 100년이 넘는다. 1872년 일본 첫 철로 신바시~요코하마 구간 개통 16년 뒤인 1888년 주먹밥 도시락이 고우즈역에 등장한 게 그 시초다. 지금은 일본 열도 전역에 약 2500여 종의 상품이 있으며. 인기 음식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에키벤
에키벤은 대체로 기차역에서 판매되지만 유후인노모리의 경우 열차 내에서 구입할 수 있다. 하지만 인기가 좋아 곧 매진될 수 있으니 열차에 오르자마자 3호 차량 식당 칸에서 에끼벤을 구입하는 게 좋다. 대체로 가격은 1000엔 안팎.



◆여행메모

유후인역
▶가는 길=인천-김포 국제공항에서 후쿠오카 공항으로 출발하는 항공편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항공, 티웨이항공, 제주항공 등이 있다. 소요시간은 1시간 20분. 후쿠오카 공항에서 유후인까지 이동 방법으로는 2가지가 있다. JR북큐슈 레일패스를 이용하여 유후인노모리 열차를 타고 이동(약 2시간소요, 3일 권 패스 7000엔)하거나 가메노이버스/히다버스를 이용하여 이동(약 2시간 30분소요, 편도 2800엔, 2장 세트권 5000엔, 4장 세트 8000엔)하는 방법이 있다.

◇시내 교통= 유후인 시내에서는 인력거, 클래식 버스, 관광 쓰지마차, 일반 자전거, 전동 자전거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빌리지가 그리 크지 않아 천천히 걸어 다닐 만 하다. 짐을 가지고 온 경우는 코인락커에 넣어두거나 송영버스가 있는 료칸을 이용하는 경우 편리하게 짐을 맡겨둘 수 있다.

긴린코 호숫가 눈 속에 핀 동백.
▶여행상품

'샬레 트래블 앤 라이프(http://ryokan.tokyohare.com )'에서는 럭셔리 료칸 패키지를 맞춤형으로 설계해준다.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여기는 여행객들을 위해 따라다니는 가이드 없이 '항공-료칸 예약, 왕복 전용차량, 전화 통역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고속버스나 열차, 시내 관광 등을 여행객별로 안내해주고 예약해준다. 니혼노아시타바 1박+후쿠오카 호텔 1박 등 2박3일 상품이 110만 9000원, 니혼노아시타바 2박(왕복 전용차량 포함)인 경우 167만원이다. 각 1인 기준. (02)323-1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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