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놈' 신태용 감독이 뽑은 '놈·놈·놈'

    기사입력 2012-02-16 04:08:23 | 최종수정 2012-02-16 07:47:06

    신태용 성남 감독이 성남의 '놈놈놈'을 지목했다.
    가고시마=하성룡 기자

    신태용 성남 감독(42)은 2010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후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을 앞에서 "내가 생각해도 난 난 놈이다"라고 말해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난 놈' 신 감독은 "이런 말도 성적이 좋아야 나온다"고 했다. 올해도 신 감독의 입을 주목해봐야 할 것 같다. 성남이 심상치 않다. 겨울에 바빴다. 거액을 풀어 윤빛가람 한상운 김성준 황재원 등 국내 선수들과 '라데 조카'로 유명세를 탄 요반치치를 영입했다. K-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정복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선수들 중 '난 놈'도 나올 것 같다. 그래서 물었다.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 중인 신 감독에게 '놈·놈·놈'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놈·놈·놈'을 통해 올시즌을 준비하는 신 감독의 구상도 살짝 공개됐다.

    ①났던 놈='성남에는 어린 선수들이 많아 없을 텐데…." 첫 질문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그러더니 이내 한 선수를 지목했다. "남궁웅(28) 밖에 없네. 유망주란 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다. 수원에서 부상이 많았다. 들으면 기분 나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남궁웅을 12번째 선수라고 지목하고 싶다. 몸 관리만 잘하면 어느 한 자리든 꽤 찰 수 있는 선수니 분발해줬으면 좋겠다." 부상에 자주 발목 잡혔던 남궁웅은 올시즌 모처럼 건강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수비수로 전향한 그는 지난 1월 홍콩챌린지컵에서 부상으로 빠진 홍 철을 대신해 경기를 소화했다. 홍 철 박진포와 함께 치열한 주전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②난 놈='한상운이다." 신 감독의 답변은 질문과 동시에 나왔다. 한상운은 부산에서 이적하자마자 치른 챌린지컵에서 3골-3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훈련을 지켜보는 신 감독이 그만 보면 미소가 지어질 정도다. "2012년에 최고 난 놈은 한상운이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와서 가장 빛을 내고 있다. 키핑력과 볼 차는 센스가 밖에서 봤을 때보다 더 좋다. 서포트 해주는 동료들만 있으면 생각지도 않은 플레이를 할 때가 있다. 스킬이나 파워는 내 현역때보다 낫다." 최근 최강희호 1기에 이름을 올린 한상운은 성남의 왼쪽 공격과 동시에 프리킥을 책임지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20골-20도움이 그가 세운 올시즌 목표다.

    ③날 놈=성남의 미래다. 신 감독은 "올시즌 히트를 칠 선수"라며 엄지를 치켜 세웠다. 미드필더 전성찬(25)이 '날 놈'의 영예를 안았다. "미드필드에서 뛰는 양이나 볼을 치고 들어가는게 일품이다. 우리나라 미드필더들은 서서 패스를 찔러주는데 얘는 돌파하면서 패스를 한다. 상대에게 상당히 위협적이다. 수비 뒷쪽으로 찔러주는 패스만 보완하면 올시즌 히트 칠 것이다." 전성찬은 프로 데뷔 첫해인 2011년 24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의 활약을 펼쳤다. 신 감독의 기대치는 훈련을 거듭할 수록 높아지고 있단다.

    ④신태용보다 뛰어날 놈='윤빛가람이 됐으면 좋겠다. 분명히 빛가람이는 나보다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다. 볼을 뺏기지도 않고 찔러주는 패스나 타이밍이 현역 중 최고다." 그러나 올시즌 성남의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윤빛가람(22)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공격력은 국내 미드필더 중 최고로 꼽히지만 수비력이 약해 '반쪽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신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바뀔 수 있다고 확신했다. 수비력이 아닌 정신력이 말이다. "본인이 의식만 바꾸면 최고의 미드필더로 성장할 수 있다. 스스로 수비가 약하다는 생각을 안하면 된다. 조금만 내려와서 맨투맨 체크하고 따라가주면 크게 문제될 것 없다. 의식을 바꾸는 것을 내가 도울 것이다."

    ⑤말 안듣는 놈='내가 많이 괴롭히는 선수다. 분명 그 포지션에서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생각을 깊이있게 못한다. 한 두살만 더 먹으면 좋은 선수로 성장할 것이다. 애정어린 스킨십을 많이 한다. 구레나룻도 뽑고, 눈 감게 시킨 후 눈도 찌른다. 꼬집기도 한다. 그런데 본인도 즐거워 한다. 맞아야 내가 자기를 챙겨준다고 생각하는 이상한 놈이다." 조언도 잊지 않았다. "수술해서 운동 쉰 생각 안하고 옛날 경기력 안 나온다고 급하게 하면 부상온다. 마음은 다 될 것 같지? 몸은 안돼. 서둘지마. 홍 철!"

    ⑥아쉬운 놈=성남은 올시즌 많은 선수를 영입했지만 K-리그 최고의 대어를 놓쳤다. '뼈주장' 김정우(30·전북)다. 신 감독은 입맛을 다시면서도 아끼던 제자의 선택을 존중했다. 쿨하게 이별을 선언했다.

    "못 잡았다. 워낙 전북에서 베팅을 크게 했다. 프로는 돈으로 얘기할 수 밖에 없으니 오케이. 어쩔수 없다. 잘가라 정우야. 전북에서 팬의 기대에 부응해라."


    가고시마=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 기사리스트
    • |
    • 기사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