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정규리그 출전 올스톱 '상심의 나날'
기사입력 2000년 02월 07일 13시 18분
현대 이상민(28)이 `상실의 계절' 한복판에 서 있다.
3시즌 연속 MVP와 2시즌 연속 어시스트왕 등 절대로 내줄 수 없다고 결심했던 목표들이 물건너 갈 상황에 놓였기 때문.
오른쪽 발목부상의 장기화로 올 정규리그 잔여경기에 나서지 못하게 된 이상민의 심정은 `망연자실' 그 자체.
SK와 자존심을 건 정규리그 1위 전쟁을 벌이는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자책감에 내심 꿈꿔왔던 개인적인 숙원마저 산산조각날 처지니 그 심정이 오죽할까.
이상민에게 3시즌 연속 MVP는 팀의 우승만큼이나 놓칠 수 없는 사냥감이었다.
팀을 잇달아 정상에 올려놓는 맹활약으로 2시즌 연속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로 뽑힌 이상민은 3시즌 연속 MVP 금자탑을 세워 프로농구사에 굵직한 획을 긋고 싶다는 바람에 충만해 있었다.
조금은 내성적인 성격에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않는 이상민이지만, 3시즌 연속 MVP에 대한 열망은 숨기지 않아 왔다.
최고 포인트가드의 으뜸 잣대인 어시스트왕도 MVP만큼이나 이상민이 애착을 보였던 부문.
지난 시즌 경기평균 7.85개로 `최고 도우미'에 등극한 이상민은 올시즌 중반까지 원년 어시스트왕인 기아 강동희와 치열한 경쟁을 펼쳐 왔다.
하지만 이젠 강동희, 골드뱅크 현주엽의 어시스트킹 2파전을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입장.
그래도 이상민에겐 `마지막 카드'가 남아 있다. 첫 플레이오프 MVP가 그것이다.
충분한 휴식과 몸만들기를 거쳐 포스트시즌부터 다시 투입되는 이상민은 반드시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최고 플레이오프 사나이'는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백일 기자 maveric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