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과일 샴푸로 과일 씻었는데 어떡해요?'
기사입력 2000년 02월 06일 15시 13분
"과일 샴푸로 과일을 씻었어요! 어떡해요?" "울 샴푸로 머리를 감았는데, 괜찮을까요?"
애경산업(주) 고객만족팀(02-8181-772)이 지난 1년간 소비자 상담전화 사례를 정리, 최근 공개한 내용을 보면 배꼽을 잡는 이야기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이들 고객상담 사례를 분류하면 ▲구조요청형 ▲엉뚱형 ▲아이디어 제공형 등 크게 3가지의 유형으로 나뉜다.
▲`구조요청형'은 "아기가 트리오를 먹었는데 괜찮나요?" "삼푸가 없어 트리오로 머리를 감았는데 비듬과 가려움증이 없어졌어요. 계속 사용해도 될까요?" 등.
이밖에도 머리결 보호를 위해 식용유를 머리에 발랐는데 트리오나 순샘으로 씻어내도 괜찮은지 묻는 사례도 있었다. 식용유를 깨끗이 씻어내는 것은 주방세제이지만, 씻을 대상이 자신의 머리라는 점을 간과해버린 것.
▲`엉뚱형'은 최근 제품의 기능이나 성분을 제품 이름으로 정하는 추세에서 일어난 사례들. 7가지 과일성분을 함유한 `리앙뜨 과일 샴푸'를 `과일전용세제'로 착각, 과일을 씻는데 사용하는 기상천외한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또 울샴푸를 머리감는 샴푸로 착각, 머리를 감았다는 등의 웃지못할 해프닝도 종종 발생.
▲`아이디어 제공형'은 주방세제 `크리어'에 식초나 씀바귀 삶은 물을 섞어서 사용하면 그릇에 윤이 난다는 등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광고를 보고 시청소감을 이야기 해주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제품에 불평하는 소비자의 불만족을 해결해 주었을 때 존재의 이유를 찾는다는 고객만족팀 직원들의 책상에서는 오늘도 전화벨이 울리고 있다.
[이화순 기자 ma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