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사랑방] 올스타전 대박 '신세기 상복 터졌네'
기사입력 2000년 01월 31일 14시 14분
◇삼보 플레잉코치 허 재가 `귀하신 몸'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허 재는 올스타브레이크 기간 동안 팀훈련에 합류는 했으나 볼을 전혀 만지지 않았습니다. 훈련 열외는 물론이고 웨이트트레이닝 조차 `윗선'의 허락을 받아야 할 만큼 `금이야, 옥이야' 대접을 받고 있답니다.
혹시라도 힘줄이 끊어진 왼쪽 새끼손가락을 실전도 아닌 훈련중에 다치지나 않을까 염려한 최종규 감독의 지시에 따른 것이죠.
최감독은 올스타전때도 허 재를 출전시키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중부선발팀 사령탑 SK 최인선 감독이 "그래도 팬서비스는 해야 하지 않느냐"며 1쿼터 2분간 `살∼살∼' 뛰게 했습니다.
◇삼보와 달리 SK는 올스타전서 황성인의 몸을 아꼈다면 후회할 뻔 했습니다.
지난시즌 김광은이 1분간 20개를 성공시켜 3점슛 대회 1위를 차지했던 SK는 황성인이 2차시기끝에 한개 차이로 우지원(신세기)에게 선두를 빼앗겼습니다.
그러나 SK는 2년연속 1위는 놓쳤지만 황성인이 `예뻐 죽겠다'는 눈치입니다. 구단측은 당초 황성인이 지난 25일 신세기전서 오른손목 인대를 다쳐 출전선수를 교체할 생각이었는데 본인이 "슛감각을 위해 시험삼아 해보겠다"며 고집을 피웠다는군요.
◇LG가 올스타전에서 망신살이 단단히 뻗쳤습니다. 경기에 앞서 열린 댄싱팀 경연대회에서 LG 치어리더들은 의욕이 앞섰는지 연막탄까지 사용했는데 소품으로 동원한 용에 불이 붙는 바람에 경기장이 온통 연기로 가득차 관계자들을 긴장시켰습니다.
또 4쿼터 도중엔 준비된 음악이 제때 나오지 않는 바람에 멀뚱멀뚱 얼굴만 쳐다보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답니다. 가뜩이나 올시즌 성적이 부진해 속을 끓이던 LG 구단으로선 치욕의 날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제 프로선수는 필기시험에도 강해야 될 것 같습니다. 지난주 삼성은 선수들을 대상으로 프로농구 규정에 대한 시험을 치렀는데 의외로 점수가 낮았다는군요.
총 30문제를 출제했는데 23문제를 맞춘 이창수가 1등을 차지했고 강병수와 강 혁이 22문제를 맞춰 차석에 올랐답니다.
세선수는 구단이 부상으로 내건 10만원짜리 주유권까지 챙겼다는군요.
문제수준이 다소 높은 편이었는데 시험을 마친 선수들은 "헷갈렸던 규정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기아 강동희가 `복대 투혼'을 발휘, 진한 감동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허리부상으로 7게임을 결장한 강동희는 지난달 27일 부산 SK전 3쿼터부터 출전했는데 몸놀림이 이상해 주위의 궁금증을 샀습니다.
허리도 제대로 못구부리고 어디가 불편한듯 어기적어기적 뛰어다녔던 것이죠. 이날 쐐기골을 터뜨리며 팀에 승리를 안긴 강동희는 경기가 끝난 뒤 사연을 밝혔습니다.
부실한 허리를 또 다칠까봐 두툼한 복대를 차고 코트에 나선 것이지요. 유니폼 속에 감춰진 복대가 드러나면서 구단 관계자들은 안쓰러운 눈길을 보내더군요.
◇`부동의 꼴찌' 신세기는 올스타전서 `대박'이 터졌습니다. 로즈그린이 MVP와 덩크왕에 오르며 2년 연속 2관왕을 달성했고 우지원은 3점슛왕을 차지, 경사가 겹쳤습니다.
올시즌 개막과 함께 줄곧 최하위에서 못벗어난 신세기 선수와 프런트는 이날 만큼은 다들 모처럼 활짝 웃더군요. 신세기 구단의 한 관계자는 "1년 열두달 오늘만 같았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하더군요.
◇현대 `괴물센터' 홀의 쇼맨십은 정말 대단하다 못해 깜찍할 정도입니다.
어떻게든 튀어보려는 홀의 노력은 지난달 27일 대전 신세기전서 절정을 이루더군요. 홀은 이날 머리에 흰색 헤어밴드를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검은 피부에 흰색 헤어밴드니 얼마나 눈에 잘 띄겠습니까. 이뿐 아니라 홀은 경기가 끝난 뒤 코트에서 있은 팬사인회가 끝난 뒤 퇴장할 때 미리 유니폼을 벗어 자신의 이름을 휘갈겨 놓더군요.
아니나다를까 홀은 자신을 연호하는 관중석의 여성팬에게 이 유니폼을 냅다 집어던져 코트를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