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권의야구야그] 참가활동기간과 보류수당
기사입력 2000년 01월 31일 13시 41분
벌써 2월이다. 2월의 February는 `깨끗하게 한다'는 것을 뜻하는 라틴어가 어원이라고 한다. 시저의 연력(年曆)인 율리어스력(曆)을 채택하기 이전의 로마력에서는 February가 1년의 마지막 달이였다. 따라서 1년의 마지막 달이었으니, 새해에 대비해 2월에는 사원은 물론 시가도 깨끗하게 청소하는 관습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전해진다.
프로야구에서 2월1일은 개학(開學)이나 다름없다. 선수들의 팀훈련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고, 보류수당 지급의 가산점이 되기 때문이다. 야구규약(69조)은 선수들의 `참가활동기간'을 매년 2월1일부터 11월30일까지 10개월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에는 참가활동보수(연봉)를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구단과 계약한 선수들은 규정상 2월1일부터 팀훈련에 참가해야 한다.
12월과 1월에 자체훈련이나 해외전지훈련을 갖는 것은 규정위반이지만 현실적으로 `자율훈련'이라는 미명으로 이 규정을 피하고 있는 것이다.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훈련을 하기 때문에 구단이 `어쩔수' 없이 훈련을 도와준다는 그럴듯한 해석이다.
따라서 매년 1월31일까지 구단과 재계약을 하지 못한 선수들은 훈련불참에 따른 보류수당(保留手當．야구규약 53조)을 받게되는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보류수당은 전년도 연봉(10개월 기준)의 300분의 1의 25%를 하루분으로 삼아 경과일수에 따라 일당계산으로 1개월마다 지급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전년도 일당의 4분의 1만 받게되는 셈이다. 구단이 보류수당을 주지않으면 선수는 자유계약선수가 되고, 선수가 재계약을 원하지 않으면 임의탈퇴선수로 공시돼 다른 구단으로 갈수 없도록 족쇄가 채워지게 된다.
이 때문에 프로야구선수협의회(선수협)에 가입한 선수들은 2월1일부터는 새로운 고민을 해야한다. 12월과 1월은 비활동기간이기 때문에 팀훈련에 불참하더라도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2월1일부터는 구단과 재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협 가입선수들은 불이익을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선수협 가입선수들은 시즌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합동훈련을 할수도 있지만 합숙소, 훈련장소, 훈련비 조달 등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가 이들을 고민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 1월29일 선수협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첫 만남에서는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지만 모두 한발씩 양보를 통해 하루속히 대타협을 이뤄냈으면 한다.
[부국장 joygu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