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피닉스 도착…37일간 전지훈련 돌입
기사입력 2000년 01월 31일 13시 41분
국내 프로야구가 선수협 파동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삼성이 31일 미국 피닉스에 도착해 37일간의 본격적인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지만 이번 전훈의 의미는 남다르다. 드림팀 수준의 코칭스태프와 선수를 자랑하며 변함없는 `0순위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숙제도 만만치 않다. 우선 선수협 문제로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추스려야 한다. 깊은 상처를 입은 이승엽을 보듬어 분위기 메이커 자리를 되찾게하는 것이 키포인트다.
훈련의 초점은 투수력과 기동력 보강에 맞췄다. 김상진이 버티고 있는 선발투수진은 김진웅과 이강철이 부상에서 회복된다면 한숨은 돌릴 수 있다. 왼발목 부상으로 전훈에 불참한 노장진의 빈자리는 박동희 최창양 이용훈으로 메우고 지난해 부진했던 중간계투를 확실히 다듬을 계획이다.
투수력만큼 짧은 시간에 좋아질 수 없는 기동력도 문제다. 상대수비를 어지럽힐 수 있는 주루플레이 능력을 높이고 재치있는 톱타자 물색이 이번 전훈의 최대 핵심.
팀컬러인 장타력은 날카로운 팀배팅을 익혀 한층 짜임새 있는 타선으로 거듭난다는 계획. 지난달 입단한 메이저리그 타격왕 출신 훌리오 프랑코가 얼마나 빨리 한국야구에 적응하느냐가 중심타선의 무게를 결정지을 열쇠다.
"21세기 첫해 우승이 20세기 마지막 우승보다 훨씬 좋다"며 지난해 플레이오프 탈락의 괴로움을 자위했던 삼성. 새천년 첫해 무관의 설움을 씻을 수 있을지 모든 것이 이번 전지훈련에 달렸다.
[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김세훈 기자 sh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