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근-김상식] '억대 벤치워머' 팀 연봉 랭킹 1위 무색
기사입력 2000년 01월 27일 14시 00분
`안 뛰나, 못 뛰나.'
프로농구에서 연봉은 기량의 상징. 하지만 SBS 스타즈에는 별로 상관없는 얘기인 것 같다. SBS의 연봉랭킹 공동 선두는 1억1700만원의 `이동미사일' 김상식(32)과 `저승사자' 정재근(31).
그러나 올시즌 이들의 성적표를 들여다 보면 그야말로 `고비용 저효율'의 전형이다. 김상식은 게임당 평균 9.5득점, 정재근은 9.7득점에 그치고 있는 것. 최근 SBS가 치른 7게임중 김상식은 3게임서, 정재근은 4게임서 단 1초도 뛰지못했다. 그나마 뛴 날도 김상식은 평균 출전시간 9분에 3득점의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정재근은 더 심해 평균 3.7분 출전에 0.67득점. 간판스타라는 꼬리표는 어느새 사라졌고 `억대 연봉 벤치워머'라는 비아냥까지 듣고 있다.
둘다 농구선수라면 누구나 직업병처럼 갖고 있는 허리, 발목 통증 말고는 이렇다할 큰 부상도 없는 상태. 반면 SBS 코칭스태프는 "체력이 떨어져 수비에 문제가 많고 컨디션이 나빠 출전시간이 줄었다"고 말한다.
불화라도 생긴 것일까. 물론 나이가 30줄에 들어선 김상식과 정재근이 예전보다 위력이 떨어진게 사실. 팀내 일각에서는 `괘씸죄'에 걸려 윗분들의 눈밖에 났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최고참 그룹으로 후배들을 이끌며 파이팅을 보여야 하는데 무기력에 빠져 제 역할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단행된 플레잉 코치 발탁에서 이들이 제외된 것도 같은 맥락인 셈. 이바람에 출전시간이 길어야 슛감각을 찾는 김상식의 부진은 장기화에 됐고 파워가 약해진 정재근도 여전히 과거 플레이 스타일만 고집하다보니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다.
SBS 김인건 감독은 시즌 종료 후 대대적인 물갈이와 세대교체 의지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토사구팽'에 몰린 김상식과 정재근은 위기의 계절을 어떻게 헤쳐나갈까.
[김종석 기자 js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