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선수협 불참' 선언후 네티즌들 분노 폭발
기사입력 2000년 01월 27일 02시 07분
홈런왕 이승엽(24)이 한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 불참을 선언한데 따른 네티즌들의 거센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유니텔 등의 PC통신과 인터넷의 스포츠게시판과 이승엽의 소속팀인 삼성 라이온즈 홈페이지 등은 이승엽의 성토장으로 변해 버렸다.
선수협을 지지하는 95%가 넘는 네티즌들은 지난 22일 새벽 선수협 총회에서 집단으로 퇴장한 삼성선수들을 표적으로 삼더니 24일 김기태와 이승엽 등이 기자회견을 통해 삼성의 선수협 불참을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 모든 비난이 이승엽에게 집중되고 있다.
각 PC통신마다 하루에도 수백건이 올라올 정도.
이승엽에 대한 통신에서의 비난여론은 지난 98년 국내 축구계의 무원칙을 지적했던 차범근 전국가대표감독에 대한 찬반토론의 열기를 넘어설 정도다.
내용도 다양해 일부 네티즌들은 테러에 가까울 정도의 험담을 쏟아붓는가하면 `은퇴서명'을 주도하는 네티즌까지 생겨 났다.
ID가 `park21'인 네티즌은 "국민타자라는 닉네임을 없애라'는 글로 이승엽의 선수협 불참에 서운함을 표시했고, 이승엽의 모교인 경북고 73회 졸업생은 스포츠조선 게시판에 "양심을 팔고 팬들을 저버린 댓가는 어떤 것으로도 용서가 안된다"고 지적했다.
어떤 네티즌은 "이승엽은 은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다.
네티즌들의 비난이 들끓자 이승엽은 휴대폰 전원을 꺼놓은채 외부와의 접촉을 일체 피하고 있다. 구단에서도 이승엽을 보호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워낙 비난여론이 거세 애만 태우고 있다.
이승엽은 기자회견에서 선수협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프로야구가 큰 희생을 감수해야되는 것에 대해선 반대한다고 밝혔었다.
국내 최고의 홈런타자 이승엽. 그는 이번 사이버 테러의 후유증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권정식 기자 jskw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