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켓라운지] 2진급 훈련 파트너 독기에 놀란 삼보주전들
기사입력 2000년 01월 26일 13시 19분
미 공군에는 조종사들이 실전적인 분위기에서 훈련에 몰입하게 만들기 위해 이른바 `어그레서(aggressor)'라는 가상적군 부대를 운용한다.
모의공중전 상대인 이들 가상적군 부대의 파일럿들은 평소 휴식시간에도 가상적국인 소련잡지를 읽거나 러시아어로 대화를 나누는 등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하게 적군 조종사로 행세해 훈련의 긴장감을 높인다.
프로농구팀 삼보에도 이런 `가상적군 팀'이 창설돼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작년말 드래프트에서 뽑은 박종덕(명지대) 연제석(연세대) 김종흥(성균관대) 등 3명의 신인에 박준석 민병희 등 2년차 식스맨들을 주전들의 연습파트너로 집중 투입하는 것.
삼보 최종규감독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A,B조로 나눠 연습경기를 하다보니 확실히 긴장감도 떨어지고 선수들이 훈련에 덜 빠져드는 것 같다"며 "베스트5의 전문 훈련파트너를 구성해 투입한다면 주전들과 2진급 선수들 양쪽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최감독은 이들 신설된 `별동대'에게 "훈련때는 마지막 한방울의 힘까지 짜내 상대 주전들을 질리게 만들라"는 `특명'까지 내려놓았다.
다음달 3일까지 달콤한 올스타 휴식기를 기대했던 삼보선수들은 잔뜩 독이 오른 이들 `헝그리 베스트5'의 눈빛에 겁먹은 기색이 역력. 앞으로는 경기가 없는 날도 원주 치악체육관은 뜨거운 훈련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를 조짐이다.
[이백일 기자 maveric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