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 42명 전원탈퇴…이승엽등 비난회견
기사입력 2000년 01월 25일 01시 27분
선수협의회는 결국 깨지고 말것인가.
지난 22일 새벽 극적으로 창립돼 세불리기에 나섰던 선수협이 뜻하지 않은 악재로 좌초위기를 맞고 있다.
23일 1,2군 42명이 무더기로 선수협에 가입했던 현대선수단은 하룻만인 24일 오후 전원 탈퇴의사를 밝혀 선수협을 초상집 분위기로 몰고갔다.
현대선수단은 이날 오후 5시 경기도 원당구장에서 회의를 연뒤 집단탈퇴를 결정했다.
이로써 한때 131명까지 늘어났던 선수협 가입인원은 89명으로 줄어들었고, 선수협 내부의 동요도 심해 또다른 이탈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 김기태 이승엽, 해태 이호성, 두산 김태형, 한화 조경택 등 비회원 5명은 24일 오후 5시 서울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KBO)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선수협의 배후세력을 맹비난했다.
이들은 선수협 창립을 주도한 기획단의 도덕성을 문제삼으면서 "순수성을 잃은 선수협은 의미가 없다"고 강도높게 성토했다.
또한 선수협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면서도 "선수들이 자발적인 의지로 결성된 것이 아니고 기획단의 예정된 시나리오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면서 지난 21일 창립된 선수협의 정당성을 전면 부정했다.
기획단이 지난 12월 선수들에게 제시한 ①KBO의 이익금 독점금지 ②중계권료 협상 ③KBO비자금 80억원 환원 ④자유계약선수(FA) 자격년도 단축 ⑤신인연봉 상한선 인상 ⑤선수단 전체 연봉인상 등은 실효성이 없는, 당초 선수들이 원하는 선수협의 취지와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선수협 창립 이후 비회원과 회원 사이의 반목이 심해져 선후배 사이의 대화가 단절됐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조경택은 "선수협에 가입한 후배들이 비회원인 선배들을 노골적으로 원망하고 있다"면서 "갈라진 선후배의 정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지 난감하다"고 착찹한 심정을 드러냈다.
[권정식 기자 jskw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