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영-유아 잇단 접종사고로 노심초사
기사입력 2000년 01월 24일 13시 18분
"예방 접종해도 괜찮을까?"
최근 생후 16개월된 여아가 백신 접종후 혼수상태에 빠지는 등 백신 접종 사고가 잇따르면서 접종 적령기의 아이들을 둔 부모들이 노심 초사하고 있다.
실제 각 병-의원 및 보건소에는 접종 환자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예방접종을 맞아도 되느냐?"는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에 따르면 이번에 문제가 된 백신은 홍역 풍진 볼거리 예방을 위한 혼합 백신(MMR). 생후 만 13~15개월과 만 4~6세 사이에 각각 한차례씩 접종하도록 되어 있다.
이 백신은 국내의 한 회사에서 시판한 것으로 원료로 쓰인 우라베 균주는 영국, 캐나다 등 일부 선진국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약청은 이 사고가 나자 이 여아가 맞은 백신과 동일 로트(제조회사 제조번호)가 유통될 수 없도록 봉함-봉인 조치를 취하는 한편 국립보건원에 역학조사를 의뢰했다.
이번 백신 사고는 백신 자체의 부작용에서 비롯된 것인지 환자의 특이 체질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조사가 끝나봐야 알 수 있는 상황.
이 때문에 접종 적령기의 아이를 둔 부모들의 마음은 영 개운치 않다.
영동 세브란스병원 소아과 손영모교수는 "백신은 원래 독성이 있어 정상아라도 100만명당 1명꼴로 돌연사할 가능성은 있다"면서 "하지만 대체 백신이 없는 만큼 접종은 반드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교수는 혹시 있을 지도 모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몸이 좋은 상태서 예방접종을 하도록 권하고 있다.
특히 달걀 알레르기가 있거나 폐질환, 심부전증, 백혈병, 암 등을 앓고 있거나 면역이 약한 경우, 급성 열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설사를 심하게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예방 접종을 피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고열을 동반하지 않는 가벼운 감기에는 예방접종을 해도 무방하다.
손 교수는 "예방접종후 24~48시간에 열이 나거나 보채고,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보일 때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뒤 `이상 증세'가 나타날 때는 이것이 백신과 관련된 것인지 아닌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는 상태여서 백신과 관련된 걱정은 당분간 계속 될 것 같다.
[강병원 기자 hospital@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