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 이러쿵 저러쿵] 가요계 점령 하이틴 스타
기사입력 2000년 01월 18일 13시 54분
최근 가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가수들의 연령이 점점 어려지고 있다. 요즘에는 10대들이 각종 무대를 점령하고 있다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필자는 나이가 좀 먹었지만 그다지 젊은 감각에서 뒤쳐지지 않았다고 자부하는 편인데, 요즘 노래를 듣다보면 어쩔 수 없이 `세대차'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요즘 노래방에 가거나 술을 먹다가 노래를 부를 기회가 있으면 일부러 요즘 노래를 부르곤 한다.
한 소절 이상 담겨있기 마련인 랩이라는 부분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그 놈의 감각'에 뒤쳐지지 않으려 발광하는 구세대의 비애를 맛보곤 한다.
그런데 억지로 요즘 노래를 듣다보니 귀가 트이는 모양이다. 나이가 한참이나 어린 가수나 그룹이 부르는 노래들이 가슴을 애잔하게 만들 때가 있다. 주책이이라고 핀잔을 놓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어쨌든 요즘엔 귀에 거슬렸던 노래들이 가슴 속을 파고든다. 하우스 댄스, 힙합 발라드, 테크노 등.
예전에는 이런 그룹들에 대해 "적당히 잘 생긴 아이들 데려다가 춤 가르치고, 환상적인 녹음 시스템으로 가수를 만든 거겠지…" 하며 요즘 가요계를 점령한 이른바 `아이돌 스타'를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몇몇 가요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요즘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라는 노래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룹 god는 이제 햇수로 2년이 되었는데 데뷔하기까지 각고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지금도 이들은 경기 일산에서 한참 산속으로 들어가야 나오는 건물에 합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해 홍수로 물난리가 났을 때는 가수 박진영과 함께 무릎까지 차오르는 물을 퍼내며 마치 군가처럼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란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마치 영화 `넘버3'에 나오는 불사파의 지옥훈련을 연상시키는 가수들의 합숙 훈련은 용문산 산기슭에서 탄생한 `룰라'가 최초일 듯 싶다. 그곳에서의 생활 역시 `극기훈련'이나 다름 없었다고 한다. 환상적인 율동을 선보이고 라이브 무대에서도 전혀 거리낌없이 노래를 부르`는 아이돌 스타들. 팬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합숙훈련도 마다하지 않는 이들의 노력 덕분에 구세대의 귀도 점점 트여가고 있다.
글:이문성[영화기획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