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KBO 응급조치' 거부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23시 45분
쌍방울은 최종적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의 응급조치를 수용하지 않기로 했다. 쌍방울야구단 대주주인 ㈜쌍방울개발의 배기연이사는 17일 "KBO 응급조치를 받아들일 뜻이 없다. 만약 이사회가 쌍방울을 퇴출시킨다면 법적투쟁밖에 도리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이사회는 쌍방울이 `선수일시보유→매각알선'이라는 응급조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쌍방울을 제외한 7개구단으로 올시즌을 치른다고 결의했다. 사실상 법정퇴출을 의미한다. 배이사는 "KBO 이사회의 횡포와 재산권 침해를 더이상 보고만 있을순 없다"며 합당한 매각대금을 요구했다.
이상국사무총장은 지난 13일 김종철구단주를 찾아가 응급조치 수용여부를 묻고 긍정적인 답변이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식통보후 프로야구참여를 시사한 SK와 협상을 벌이려던 KBO로선 뜻밖의 벽에 부딪힌 셈이다.
수차례 퇴출을 시사해온 이사회가 응급조치를 들고 나온 것은 향후 야기될수 있는 법정투쟁이 부담스러워서였다. 하지만 쌍방울과 KBO, 양측은 감정대결이 극에 달해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충돌할수 밖에 없다.
쌍방울은 이미 KBO에 매각전권을 백지위임했는데 이제와서 스스로 구단을 포기하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펄쩍 뛰고 있다. 법정관리중이라 맘대로 헐값에 넘기기도 힘들다고 말한다. 특히 응급조치를 받아들여도 KBO의 규약에 정해진 매각알선이 아닌 일정액의 선수보상금만 지불한다는 뜻을 밝히자 발끈한 것.
한편 KBO는 20일 이사회서 쌍방울 퇴출을 최종 확인할 태세다. KBO와 쌍방울의 법적대결 양상은 인수희망기업인 SK로서도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안으로 문제해결이 되지 않으면 올시즌을 7개구단 단일리그로 치뤄야 할 판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