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park] 상쾌한 웃음 버무려 유행어 창조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4시 40분
코미디 프로그램의 형태는 수시로 돌고 돌지만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 프로그램의 인기가 유행어로 평가된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KBS 2TV `개그콘서트'(연출 박중민 이승면)중 `사바나의 아침'은 현재 방송되는 코미디의 지존이다. 만들어낸 유행어만도 `빰빠리야∼' `미안합니다' `이기 미친나' `대희야, 널 사랑한다' `지금 장난하나' 등등 끝이 없다.
뭐니뭐니해도 개그콘서트를 빛나게 하는 것은 신선한 아이디어와 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 `시대정신'이다.
15일 방송에서는 무협영화에 등장하는 소림사 스님 이마의 계인(戒印)이 핸드폰의 자판으로 이용됐다. 핸드폰이 젊은층에게 자신의 `개성'을 알리는 패션 아이템이 된 풍조를 멋지게 풍자한 것.
매주 한시간짜리 콘서트를 기획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의 결과다. 연출진은 `가능한 한 연습시간을 늘리기 위해' 신인 중심으로 팀을 짰다. 결과는 대성공. 심현섭 김영철 김대희 등 전원이 스타덤에 올랐다.
`개그콘서트'는 15일 `뉴스와의 전쟁'을 마감했다. 이 프로그램이 폭발적인 인기에도 아직 시청률 순위에 들지 못한 것은 KBS 1TV와 MBC TV의 9시 메인뉴스와 맞붙어왔기 때문.
뒤늦게 이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파악한 방송사측은 22일부터 방송시간을 오후 6시50분으로 앞당긴다. `빈자리 메꾸기'로 지난 8월말 시작한 프로그램이 간판 스타로 변신해 가장 치열한 전장으로 투입되는 셈이다.
`개그콘서트'의 위기는 한 순간에 온다. 이들의 스타일에 익숙해진 관중들은 낯익은 장면에 갈채하지만 그 `친숙함'은 어느 순간 `진부함'으로 돌변하기 때문.
`개그콘서트' 팀의 맏이 백재현의 말은 이를 함축해서 표현해준다. "개그맨이 `우와'하는 박수 받으면 뭐하냐? 박수도 못 치게 웃겨야지." 이를 너무 잘 아는 `개그콘서트'팀이 어떻게 신선함을 유지해갈지도 관심거리다.
[송원섭 기자 fivecard＠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