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SC] 포경수술과 성기능의 연관성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4시 20분
구약성서 `창세기'에 하느님이 아브라함에게 언약을 주는 자리에서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 이를 어기는 자는 백성중에서 끊어질 것이니 이는 나의 언약을 지키지 않음이라'고 하고 있다.
이로부터 인류 역사상 최초의 수술이라고 할 수 있는 포경수술이 시작됐다.
예수를 비롯한 유대계 및 회교도의 남아들은 어릴 적에 할례를 받았다.
중세 이후에는 포경수술이 자위행위를 죄악시하는 분위기에 편승해 더욱 기세를 부렸는데 1891년에 한 의사는 포경수술로 간질병이나 신장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950년대 들어서야 의학적인 관점에서 포경수술의 효과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미국의 외과의사 케나웨이는 유대인에게 음경암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포피의 분비물이 바로 암의 유발물질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여성들의 자궁경부암이 포경과 관계된다는 보고도 있었지만 이 주장은 의학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이슈는 성병감염과 포경과의 관계이다.
포피의 내피에는 각질층이 없어 세균침입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지며 이 과정에서 쌓인 포피분비물이 세균의 번식을 쉽게 해 포경이 감염위험에 노출된다는 설이다.
이것도 결국 설로서 끝나긴 했지만 포경에 대한 의학적 눈길이 그리 곱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 들어서는 포경과 성 기능과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크다.
많은 사람들은 포경수술을 일찍 받아야 조루를 예방할 수 있다고 믿는다.
포피가 귀두를 과보호함으로써 성인이 된 뒤 외부 자극에 대해 과민하리라는 추측 때문이다.
회교도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귀두를 뜨거운 모래에 파묻고 마찰을 통해 단련시키는 풍속도 이같은 추측에서 시작됐을 것이다.
반대로 포경수술을 반대하는 의학자들은 포피가 성감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귀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포경수술이 발기부전을 일찍 야기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포경수술의 방법은 여러가지지만 별 차이는 없다.
남자들은 포경수술로 페니스가 작아질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온갖 방법이 고안됐다.
그 가운데 실리콘 등 이물질을 삽입해 포피를 절제하지 않고 단순히 포피로부터 귀두를 드러내게 하는 방법도 있다.
[하태준 선릉탑비뇨기과 원장] (02)556-409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