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 '3억 + 日포기 보상금 2억 달라'
기사입력 2000년 01월 17일 13시 57분
요즘 현대팬들은 갈증에 혓바닥이 갈라질 지경이다.
지난 13일 현대를 무지무지 좋아한다는 한 여성팬은 "구단에서 최고연봉을 보장한다는 정민태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며 다그쳤다. 또 지난 16일엔 인천에 사는 한 남자회사원이 전화를 걸어와 "이승엽은 연일 연봉얘기가 신문에 오르내리는데 왜 정민태는 꿀먹은 벙어리마냥 감감 무소식이냐"고 흥분했다.
맞는 말이다. 지난해말부터 현대는 연봉협상을 시작했지만 정민태(30)와는 아직 단 한차례도 마주앉지 않았다. 면담은 커녕 만날 날짜도 잡지 않았다. 정민태가 구단 연봉협상 실무자인 전성길 운영차장에게 "얘기 좀 하자"고 소매를 잡아 끌면 "나는 모른다"고 뒷걸음질친다.
그렇다면 정민태의 연봉 계약은 언제쯤 이뤄질까. 그리고 지금 현대구단이나 정민태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일단 내달 1일 미국 플로리다 전지훈련 출발전까지는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강명구사장이 이미 밝혔듯이 정민태에게 국내 최고대우를 해준다는데는 변함이 없다. 강사장은 삼성 이승엽의 연봉협상 과정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강사장은 지난해 11월말 정민태를 국내에 잔류시키기로 설득하면서 3억원을 보장했다. 물론 일본진출 의지를 접은데 대한 보상금이 포함됐다.
그러나 정민태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순수연봉 3억원에 보상금 2억원 등 총 5억원은 받아야겠다는 주장이다. 의견이 관철된다면 이승엽이 얼마를 받든 상관없다는 것.
단, 정민태는 한가지 조건을 건다. "만일 구단에서 5억원을 줄 수 없다면 올시즌뒤 해외진출 교섭권을 나에게 달라. 그렇지 않으면 절대 도장을 찍을 수 없다."
전쟁이 임박했음을 알리는 선전포고다.
[김대호 기자 daihokim＠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