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기계식 키보드 사용자 다시 는다
기사입력 2000년 01월 16일 15시 20분
최근 기계식 키보드가 간간이 눈에 띄면서 올드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한동안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기계식 키보드가 컴퓨터 사용자층의 다양화 바람을 타고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
기계식 키보드란 요즘 키보드의 주종을 이루고 있는 전자식(멤브레인) 키보드의 반대말. 전자식이 타이핑할 때 물컹물컹한 느낌이 드는데 반해 기계식은 딸깍거리는 소리와 함께 경쾌한 느낌이 손끝으로 전해지기 때문에 여기에 익숙해진 사용자들은 기계식 키보드만 고집하게 마련이다.
특히 컴퓨터가 처음 등장한 이래 90년대 중반까지는 어차피 기계식 키보드밖에 없었기 때문에 컴퓨터 경력 5년 이상의 마니아들은 기계식에 대해 아련한 향수까지 느낀다.
하지만 기계식 키보드는 전자식 키보드에 비해 제조 원가가 2배 이상이나 된다는 게 문제. 이 때문에 90년대에 들어 서서히 전자식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 지난해까지만 해도 시장에서 찾아보기가 어려운 비운을 맞게 됐다.
최근 기계식 키보드를 활발하게 출시하고 있는 아론전자 영업부의 김현진차장은 "기계식 키보드는 PCB 기판의 크기가 훨씬 크고 키를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꽂아야 하는 등 제작비가 많이 들어 은행 등의 주문이 있을 때만 생산해 왔다"며 "하지만 요즘 들어 찾는 사람들이 많아 일반 생산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전자식이면서도 기계식과 같은 타이핑 감각을 제공하는 키보드도 등장, 나름대로 인기를 얻고 있다.
타이푼 테크놀러지에서 수입 판매하는 멀티미디어 키보드가 그것. 이 제품은 한때 기계식 키보드로 오인되기도 했을만큼 타이핑 감각이 상당히 경쾌한 편인데 내부구조를 보면 확실히 전자식이다.
기계식과 전자식 키보드의 구분을 소리로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기계식 키보드는 각 키에 스프링을 사용한 스위치가 달려 있는데 이 스위치가 접촉할 때 딸깍 하는 소리를 내게 된다. 하지만 전자식이라도 편법으로 이런 소리를 나게 한 제품이 있다. 바로 위의 멀티미디어 키보드 같은 제품이 그것이다.
물론 기계식의 이 딸깍거리는 느낌이 오히려 싫다는 사용자들이 적지 않다. 결국은 취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당 300타 이상을 치는 사람들은 키가 눌렸다는 확실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기계식을 아무래도 선호하게 마련이다.
[김주연 기자 pc@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