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주부 네티즌 백모씨의 사이버 하루
기사입력 2000년 01월 16일 15시 20분
남편을 출근시킨 주부 백모씨(33·서울 노원구 월계동)는 간단하게 아침 청소를 끝낸 뒤 컴퓨터 앞에 앉았다.
E-메일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백씨는 이미 인터넷뉴스 서비스업체에다 각종 무료 뉴스정보를 신청해 놓아 가만히 앉아서 관심 부분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외국에 있는 친구들과도 비용이 엄청 들어가는 전화보다는 E-메일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기로 했다.
이어 아침신문 확인.
익스플로러의 `즐겨찾기'에 남편이 즐겨 보는 스포츠조선(www.sportschosun.com)을 비롯한 주요 일간지 3~4개 정도를 올려 놓아, 주요 뉴스들을 간략히 훑어볼 수 있다.
백씨는 오늘 평소 사야겠다고 생각했던 `미니 오디오'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로 했다.
이제 여섯살된 딸 아이의 영어 교육을 위해 들고다니기에 쉬운 미니 오디오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일단 여러개의 쇼핑몰 중에 삼성 인터넷 쇼핑몰(www.sism.co.kr)을 선택해 가격대를 알아봤다.
`알뜰주부'로 소문난 백씨는 굳이 새상품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서 다양한 중고물건들을 싸게 살수 있는 `옥션(www.auction.co.kr) 등의 경매쇼핑몰에도 들어가 봤다.
백씨는 또 `이번 주말 가족들과 함께 맛있는 곳에서 외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맛집을 소개한 사이트에 들러 국수전골을 맛있게 하는 음식점을 골랐다.
주부층에도 인터넷 열풍이 거세게 일면서 백씨 역시 이처럼 하루 일과중 많은 시간을 인터넷과 함께 보낸다.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 둔 뒤 한동안 컴퓨터와 멀리 떨어져 있던 백씨가 컴퓨터와 다시 친숙해지기로 마음을 잡은 것은 지난해 6월.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정보과학의 홍수 속에서 더이상 `나홀로 컴맹'의 위치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더욱이 아이들이 커가면서 다양한 교육 자료를 볼 수 있는 인터넷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남편이 집에 갖다 놓은 586조립 컴퓨터를 붙잡고 PC통신에도 들어가보고, 어린이들을 위한 게임 CD도 해보면서 예전의 기억을 되살렸다.
문제는 속도.
느려 터진 전화모뎀으로 인터넷 서핑을 하기엔 힘들어 백씨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신청하기로 했다.
마침 지난해 연말 하나로통신이 `ADSL 서비스'의 가입신청을 받고 있다는 공지를 보고, 얼른 월 이용료가 2만9000원인 `ADSL라이트' 서비스 신청을 했다.
개통축하 서비스였기 때문에 설치비가 무료였고, 전화기도 한대 공짜로 얻을 수 있었다.
2M 속도의 초고속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말로만 듣던 인터넷 세계는 참 무궁무진하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백씨는 앞으로 목돈이 모이면 프린터도 한대 들여놓을 생각이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