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올 총 70일 휴무… 직장인들 '올해만 같아라'
기사입력 2000년 01월 16일 15시 20분
`올해 달력 보셨나요?'
유통회사에 근무하는 신진호씨(29).
얼마전 올해 달력을 한 장씩 넘겨보다가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법정 공휴일이 하루도 빠짐없이 평일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샐러리맨들에게 공휴일은 천금과도 같은 시간. 그중 법정공휴일이나 기타 휴일이 일요일과 겹치게 되면 왠지 손해를 본 것 같이 찝찝한 기분이 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새천년의 시작인 올해의 휴일 구성은 황금배열이다. 마치 샐러리맨들에게 선물이라도 한 것처럼 법정 공휴일이 일요일을 요리조리 피해 다니고 있다.
올해의 쉬는 날을 살펴보면 일요일이 53일, 법정공휴일이 9일, 명절휴일 5일, 기타 휴일 3일 등 총 70일. 1년 365일로 나눠 봤을 때 5.2일마다 하루씩 쉴 수 있다는 계산이다.
특히 올해는 4월 13일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어 예년보다 하루를 더 쉴 수 있고, 휴가 기간을 5일 정도 포함시킨다면 실제 4.8일 마다 하루씩 휴식 시간을 갖게 된다.
여기에 회사 창립기념일은 대부분 휴무를 하게 되므로 샐러리맨들에겐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와 같은 휴일구성이 날이면 날마다 오는 일이 아니다. 지난 1980년부터 작년까지 20년 동안의 공휴일 분포를 분석해 보면, 80년과 97년 두해만 올해와 같이 각종 공휴일이 일요일과 떨어져 있다. 지난해만 봐도 현충일(6월 6일), 광복절(8월 15일), 개천절(10월 3일)이 일요일에 놓여져 있어 샐러리맨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운좋은 날짜 배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예년에 비해 연휴와 샌드위치데이가 상당 부분 차지하기 때문이다.
신정이었던 지난 1월 1일과 설날, 근로자의 날, 제헌절, 추석연휴, 성탄절이 토요일이나 월요일로 돼 있어 이틀 이상씩 쉴 수 있다.
또한 어린이날, 현충일, 광복절, 개천절이 금요일이나 화요일에 배치돼 잘만 조정하면 휴가 아닌 휴가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노는 날이 많아진 올해는 유원지와 테마파크 등 놀이시설이 예상외의 호황을 누릴 전망이며, 휴일근무를 할 경우 적지않은 비자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형근 명예기자(LG유통)]
